“모르는데 어떻게 폐업해요?”…법 개정 홍보부족에 이중 면허세 내는 여행사들
관광진흥법 개정으로 여행업 분류 변경…국외여행업→국내외여행업
국내외 여행 모두 다룰 경우 국내외여행업만 등록하면 면허세 절감 가능
홍보 부족에 면허세 두번 내는 중소여행사 수두룩…지자체별 대응도 달라
입력 : 2022-01-28 06:00:16 수정 : 2022-01-28 06:00:16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 국외여행업과 국내여행업으로 사업을 등록해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상품 위주로 판매해 온 A씨는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최근에는 제주도 등 국내여행 상품을 주로 판매해 왔다. A씨는 국외여행업과 국내여행업 총 2개의 여행업을 등록했기 때문에 매년 각각 등록면허세를 내고 자본금도 각각 마련했다.
 
그러나 최근 A씨는 관광진흥법 개정으로 여행업 종류 분류가 바뀐 것을 알았다. 국외여행업이 국내외여행업으로 바뀌어 국내여행업 등록 없이도 국내여행 상품을 팔 수 있게 됐다. 국내여행업을 폐업하면 국내외여행업 등록면허세만 내면 됐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지난해 국내여행업을 폐업하지 않았기 때문에 해가 바뀌어 두 여행업의 등록면허세를 모두 내야 한다고 했다.
 
한국여행업협회, 한국중소여행사연합회 회원들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여행업 생존대책과 회복 방안을 요구하는 총궐기 대회에서 모형 비행기를 날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행업계를 위해 관광진흥법이 개정되면서 ‘국외여행업’이 ‘국내외여행업’으로 변경돼 기존 국내여행업을 폐업하면 등록면허세와 자본금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를 미처 알지 못한 국내외 여행업 겸업 업체들의 경우 올해도 어김 없이 국내여행업에 대한 등록면허세를 추가로 내야 한다. 여행사들은 지자체에 항의하고 있지만 대다수 지자체들은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여행업 영업범위 확대에도 몰라서 면허세 물게 된 여행업계
 
관광진흥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지난해 9월24일부터 여행업 업종 명칭과 등록 기준 자본금이 변경됐다. 기존에는 여행업이 △일반여행업 △국외여행업 △국내여행업으로 구분됐다. 개정 후에는 △종합여행업 △국내외여행업 △국내여행업으로 변경됐다.
 
이는 코로나19로 고통을 겪고 있는 여행업종의 부담을 덜기 위함이었다. 기존에 국외여행업과 국내여행업을 겸업하는 업체는 시행령 개정 이후 국내여행업을 폐업해도 기존과 똑같이 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등록면허세도 하나만 납부하면 된다.
 
일반여행업의 경우 종합여행업으로 바뀌어 자본금 기존이 기존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국내외여행업의 경우 기존에는 국내외 국외 여행업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국내여행업 자본금 1500만원, 국외여행업 자본금 3000만원으로 총 4500만원이 필요했다. 하지만 개정 후 국내외여행업으로 등록한다면 자본금 3000만원으로 똑같은 사업을 할 수 있어 1500만원의 절감효과가 있다.
 
그러나 개정 사실조차 모르는 여행사들이 많다. 강순영 대한중소여행사연대 대표는 “어떠한 관련 공문도 받지 못했다”며 “개인적으로 개정 사실을 알게 돼 연대 커뮤니티에 공지를 해서 회원들이 알게 됐지만 이를 몰랐던 여행사 대다수는 국내여행업 폐업을 하지 못해 면허세로 골치를 앓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 관광기반과 관계자는 “여행업을 도와주기 위해 개정된 사항인데 안내가 제대로 안 된 것이 안타깝다. 관련 민원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지자체 소관 업무이기 때문에 지자체에 적극적인 안내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자료/문화체육관광부
 
“어디는 유예, 어디는 불가능”…지자체별 대응 달라
 
여행사의 국내여행업 폐업 기간 연장 요구에 대해 지자체들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다. 당초 국내여행업의 폐업기준일은 2021년 12월31일까지다. 그러나 이를 몰랐던 이들이 등록면허세 납부를 거부하자 기간을 연장해주는 지자체도 있다.
 
대전 서구청의 경우 오는 28일까지 국내여행업 폐업처리를 소급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대전 서구청은 “국내와 국외 여행 겸업체의 경우 관련 법령 개정으로 국외여행업이 국내외여행업으로 자동 변경돼 기존 국외여행업 등록업체는 별도 국내여행업 면허가 없더라도 국내여행업 운영이 가능하다”며 “폐업을 원하는 업체는 28일까지 신청해 달라”고 안내하고 있다. 울산 남동구 역시 국내여행업 폐업기간을 유예해주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지자체들은 국내여행업 폐업을 하더라도 소급적용이 불가능해 올해 등록면허세 6만7500원은 납부해야 한다고 전했다. 홍보 부족에 대한 지적에 지자체는 폐업을 권고하는 것은 의무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문체부에서도 이는 지자체 재량이기 때문에 난색을 표했다.
 
강 대표는 “해당 내용에 대해 전달을 해줬다면 국내외여행업을 겸하는 이들은 당연히 국내여행업 폐업을 신청했을 것”이라며 “어려운 마당에 여행업계를 돕기 위한 정책이라면 활발하게 홍보했어야 맞다. 우편물 하나 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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