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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두둑한 지원’ 약속에 소상공인 “구체적 방법 내놔야”
자영업자 “말뿐인 희망고문은 자영업자 더 힘들게 해”
기재부와의 의견차도 난제로 지적
2022-01-18 15:53:30 2022-01-18 15:53:30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대선후보들이 위기의 소상공인들을 위한 정책 공약을 쏟아냈지만 소상공인들은 구체적인 재원 마련책이나 부작용 방지 방안 등이 제시되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18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 컨벤션홀에서 열린 ‘소상공인연합회 신년인사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소상공인연합회
 
소상공인연합회는 18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 컨벤션홀에서 ‘소상공인연합회 신년인사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비롯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김동연 새로운 물결 대선후보와 국회의원 등 정치권 인사, 소상공인연합회 업종별, 지역별 대표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재명 후보는 대규모 국가지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선지원 후정산’ 방식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소상공인들에게 돈을 빌려줘서 잠시 위기를 뒤로 미루는 방식은 효율적인 방법이 못 된다. 임시 대응일 뿐”이라며 “정부의 명령으로 인해 영업을 하지 못한 소상공인들을 당연히 보상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후보는 “정부가 내놓은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추경안 14조원은 너무 적다는 생각이 든다”며 “실현가능한 안으로 (추경에서) 25조원 이상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후보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손질부터 언급했다. 윤 후보는 “거리두기 대책을 하루빨리 바로 잡아야 한다”며 “마스크를 계속 쓰고 대화를 하지 않는 실내에서는 방역패스를 전면 폐지하고 환기기준을 충족하는 업소는 영업시간 2시간 연장과 입장 가능인원을 2배로 늘리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손실보상에 대해서는 약 50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인원제한으로 인한 피해와 폐업한 자영업자에게도 보상을 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임대료 반값 정책인 한국형 PPP(급여보호프로그램)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창했다.
 
이에 대해 자영업자들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자칫 희망고문으로 그치지 않을지 경계했다. 이날 양당 대선후보의 발언이 끝난 뒤 관련 내용을 접한 소상공인들은 어떤 방법으로 재원을 마련할 것인지, 그리고 후보들이 내놓은 정책에 반발하는 이들과 어떻게 타협할지 등 정책 실현의 구체적 방법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강순영 대한중소여행사연대 대표는 “이 후보 말대로 소액 대출해주는 것은 현실적인 지원이라기보다는 뒤로 미루는 것밖에 안 된다는 것에 공감한다”면서 “윤 후보가 말한 한국형 PPP의 경우 늘 주장해왔던 바인데 양당 대선후보가 빨리 협의해서 진행을 시키고 후속적인 대책에 대해 논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국형 PPP제도의 부작용에 대한 대응책도 필요하다고 강 대표는 지적했다. 그는 “임대료로 먹고 사는 생계형 임대인들은 임대료 반값 정책 적용으로 오히려 생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며 “정확한 근거와 대안을 갖고 공약을 내주면 좋겠다. 희망을 가졌다가 좌절되면 소상공인들은 더 실망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기홍 전국PC카페대책연합회 대표는 “기재부와 대선후보의 입장차가 뚜렷하다”며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조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인사말을 맡은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강력한 영업제한과 방역패스 시행으로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들에게 100% 온전한 손실보상으로 재기의 희망을 심어줘야 한다”며 “독일, 캐나다, 일본 등에서도 임대료, 인건비를 비롯한 고정비에 대한 확실한 보상으로 소상공인 손실보상 체계가 명확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 회장은 “대선 후보들도 50조원, 100조원 직접지원을 말했다”며 “소상공인 50조 지원안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우선 추경에서 절반인 25조 이상의 추경안이 통과돼야 한다. 이번 추경안에 소상공인들의 운명이 달려있다”고 호소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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