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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이디 오버행에 주가 10분의 1토막에도 ‘자화자찬’…투자자 분통
1년 간 주가 하락률 상장사 통틀어 1위…CB·BW 물량 시장 유입
오버행 이슈 계속…발행주식총수 대비 16% CB 신주 상장 대기 중
2022-01-17 06:00:00 2022-01-17 0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비디아이(148140)가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에 따른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로 주가가 10분의 1토막이 났다. 하지만 회사측은 재무 건전성 개선과 신사업 가속화가 기대된다고 자화자찬하고 있어 투자자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비디아이의 경우 추가적인 신주 발행 물량이 남아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비디아이는 최근 1년간 82.25% 급락했다. 이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통틀어 가장 높은 하락률이다. 이날 종가 기준 비디아이의 주가는 1385원으로 지난 2020년 6월 기록한 주가 고점(1만7300원)을 기준으로는 91.99%나 하락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비디아이의 주가 급락은 자본시장을 통한 잇따른 자금조달의 결과로 풀이된다. 앞서 비디아이는 삼천포화력 구매대금 지급과 미국 신약개발업체 엘리슨파마슈티컬스의 인수, 채무 상환 등을 위해 자본시장에서 수차례 자금을 조달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자본시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만 280억3610만원으로 비디아이 시가총액(447억원)의 62.72%에 달한다.
 
특히 비디아이의 경우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조항이 포함된 CB와 BW 물량이 주가에 부담을 줬다. 비디아이 CB와 BW는 주가 하락 등에 따른 리픽싱이 액면가인 500원까지 가능하게 설정됐는데, 비디아이 주가하락이 이어지면서 CB, BW로 발행되는 신주 물량도 급격히 늘었다.
 
71억원 규모 CB의 경우 발행 당시 9793원이던 주식 전환가가 1374까지 내려갔으며, BW는 6068원에서 1339까지 하락했다. 전환가액이 낮아지면서 발행되는 신주 물량도 크게 늘었다. CB의 경우 발행 당시 발행주식총수 대비 3.56%(72만5007주)에 불과했던 전환가능 주식 수량이 16.44%(530만2464주)까지 늘어났다. 121억원 규모의 BW는 발행가기준 전환가능 물량이 199만4067주에서 903만6594주로 353% 급증했다.
 
비디아이의 경우 투자조합이나 최대주주 등을 대상으로한 CB와 BW, 3자 배정 유증 외에도 개인투자자들을 통한 자금조달도 이어졌다. 지난해 일반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만 총 279억9680만원에 달하며, 이를 통해 639만9200주의 신주가 발행됐다.
 
발행된 신주들은 빠르게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비디아이의 BW를 인수한 수성자산운용은 지난 11월에만 비디아이 주식 180만6279주를 장내에 매도했으며, 비디아이 최대주주인 안승만 대표는 257만1344주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처분했다. 신주 발행과 보유 주식 처분으로 안 대표의 지분율은 2020년 초 42.61%에서 작년 3분기 기준 11.29%로 줄었다.
 
신주 물량이 시장에 유입되면서 주가가 급락했지만, 비디아이는 회사의 자금조달에 대해 ‘자화자찬’하고 있다. 비디아이는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CB와 BW의 주식전환청구권 행사로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이 기대된다”며 “운영자금 확보로 신규로 추진 중인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바이오 사업을 가속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 시장에 유입되지 않은 CB와 BW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비디아이는 현재 70억원 규모의 CB 물량 509만4614주(비중: 15.80%)가 신주 상장(1월21일)을 기다리고 있으며, 주식 전환이 가능한 BW 37만3412주(전환가액 기준)가 대기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비디아이의 경우 지난 2018년에서 2019년에 발행한 CB가 2020년 한 해 동안 26차례에 걸쳐 주식으로 전환돼 시장에 유입됐다”며 “현재 주식으로 전환되지 않은 CB와 BW가 시장에 유입될 경우 추가적인 조정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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