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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알쓸범잡2', 범죄로 일상 지켜줄 쓸데 있는 수다
2022-01-10 15:21:18 2022-01-10 15:21:18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알쓸범잡2'가 더 깊고 진화한 현실 밀착형 범죄 수다로 첫 방송부터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9일 첫 방송된 tvN ‘알아두면 쓸데있는 범죄 잡학사전 - 알쓸범잡2’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범죄 사건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다양한 시각으로 풀어내는 프로그램이다.
 
현장 경험 만렙의 'NEW 박사즈'가 다채로운 주제와 분야를 넘나들며 날카롭게, 때로는 따뜻한 시선으로 재조명한 범죄는 시작부터 깊은 통찰과 공감을 안겼다. 무엇보다도 각 분야 전문가들이 끊임없이 쏟아내는 지식 대방출 토크와 유쾌한 케미, 유려한 입담이 앞으로의 활약을 더욱 기대케 했다.
 
두 발로 뛰고, 두 눈으로 직접 본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날로 진화하고 있는 범죄를 예리하게 파헤친범죄 박사권일용, ‘과학 박사김상욱, ‘취재 박사장강명, ‘법 박사서혜진, 그리고호기심 박사윤종신까지.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이야기를 짚어내고, 되돌아보는 의미있는 시간에 시청자들의 호평이 쏟아졌다.
 
'알쓸범잡2' 이야기의 시작은 강원도 동해였다. 박사들은 급변하는 세상만큼이나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범죄, 시대 변화에 따른 법체계나 연구가 필요하다는 열띤 토크로 포문을 열었다. 이날 방송에서는법정 증인 보복 살인 사건', '마포 오피스텔 감금 사망 사건', '양양 일가족 방화 살인 사건',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사망 사건', '화성 우음도 백골 변사체 사건' 등을 재조명했다.
 
누구보다 예리하고 현실적인 분석을 내놓은 30년 경력의 프로파일러 권일용은 '양양 일가족 방화 살인 사건'을 돌아봤다. 그는형법상에 고의성이 없으면 처벌하지 않는 범죄가 많다. 그런데 실수로 저질러도 처벌을 하는 것이 방화라고 강조했다.
 
이어방화는 보통 증거 인멸을 위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사건은 방화를 살인의 도구로 사용한 진화된 범죄라고 설명했다.
 
특히 유영철, 정남규, 강호순 등 연쇄살인범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인 방화 범죄를 되짚으며 범죄자들의 진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만큼, 범죄 예방 연구에 대한 투자가 의미있게 여겨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사회부 기자 출신의 소설가 장강명은여수 특성화고 현장 실습생 사망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청소년 산업재해를 날카롭게 짚었다. 1988년 문송면 군 수은중독 사건은 산업재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 대표적인 사건이다.
 
당시 문송면 군의 형은 동생의 죽음에 대해사회의 무관심과 외면이 빚은 타살이라고 했다. 추도의 물결은 산업 재해 해결을 위한 운동으로 번졌다. 하지만 3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사고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누군가의 안타까운 죽음을 막기 위한 제도 보완, 어른과 사회의 책임의식이 절실하다며 박사들은 입을 모았다.
 
인권 변호사 서혜진은 1990년에 발생한법정 증인 보복 살인 사건이야기로 '보복범죄'의 경각심을 다시금 일깨웠다. 특히, 어렵게만 느껴졌던 다양한 법률 상식과 정보를 알기 쉽게 전달하며 우리 주변까지 돌아보게 했다.
 
무엇보다도 김상욱이 던진 '인간의 본성은 폭력적인가?'라는 화두로 시작된 열띤 토론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김상욱은 백골화된 사체에서 발견한 수술 흔적을 통해 피해자의 신원 파악과 범인을 잡는데 성공한화성 우음도 백골 변사체 사건'과 함께 뼈를 분석해 유골의 신원을 확인하고 사인을 밝히는 '법의인류학'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쏟아냈다.
 
그리고 잡학박사들 답게 이야기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물음으로 확장됐다. 스티븐 핑커가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에서 제기한 '문명이 진보할수록 폭력성이 감소하고 있다'는 주제로 흥미진진한 '갑론을박' 토크가 이어졌다.
 
정답도 없고,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있는 주제에 박사들은 자신만의 관점을 심도있게 풀어냈다. 인간의 본성을 알아야 인간의 미래도 예측할 수 있다는 김상욱은인간 본성이 선하다면 그것이 최대한 발휘되도록 제도가 움직여야 하고, 폭력적이라면 가능한 더 많은 제제와 벌률이 이에 맞게 만들어져야 한다. 방향이 어디냐에 따라 다른 미래가 올 수 있다라고 했다. 이에 장강명은역사는 발전하고, 인간에게 희망은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폭력의 정의부터 전제되어야 한다. 시대가 폭력을 어떻게 규정하는지가 시작이다. 시대에 맞게 폭력의 모습도 다양한 방식으로 발현, 변화하고 있다라는 서혜진의 말 역시 많은 생각의 여지를 남겼다.
 
알쓸범잡2 윤종신, 권일용, 김상욱, 장강명, 서혜진. 사진/tvN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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