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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쏟아질 초대형 IPO, 수급 블랙홀 되나?…교체 매물 출회 주의
신규상장사 MSCI·코스피200 등 조기 편입, 기존 주식 등 수급에 부정적
ETF·패시브펀드서 기계적 매물 출회 이어지며 수급 불균형
2022-01-04 06:00:00 2022-01-04 0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2022년 연초에 수급 불안으로 인한 증시 조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연초부터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현대엔지니어링 등 초대형 기업공개(IPO)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IPO 이후 상장기업들의 코스피200 등 주요 지수 편입하게 될 경우 패시브 자금이 이동하면서 기존 대형주들에 수급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IPO시장 규모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친 IPO 공모금액은 20조8000억원이다. 지난 2010년(10조2000억원) 이후 최대치다. 
 
올해 IPO시장 규모는 3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 최대 규모인 LG에너지솔루션을 시작으로 조 단위를 넘어서는 초대형 IPO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먼저 LG에너지솔루션이 오는 18~19일 일반청약에 나설 예정이다. 희망 공모가는 주당 25만7000~30만원이다. 희망공모가 상단 기준 공모금액은 12조75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였던, 삼성생명(032830)(4조8881억원)의 두 배를 넘어선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70조2000억원으로 국내 증시 시가총액 상위 3위에 오를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IPO가 끝나면 2월 초 현대엔지니어링이 1조2000억원 규모의 공모주 청약에 나선다. 이밖에 현대오일뱅크, 원스토어, SSG닷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이 조 단위 IPO들의 공모가 이어질 예정이다.
표/뉴스토마토
올해도 IPO 시장의 활황이 예상되고 있지만, 인덱스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펀드 상품을 운용하는 기관들은 올해 이어질 대형 IPO로 인한 수급 불균형을 우려하고 있다.
 
초대형 신규 상장기업들이 코스피200 등 지수에 조기 편입될 경우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 등의 교체 매매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이미 코스피200 등 주요 지수에 모두 조기 편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 직후 시가총액 6조원 이상, 유통 시총 3조원 이상이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 조기 편입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코스피200지수에는 3월 동시 만기일 특례편입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1월27일 상장을 가정했을 때 상장 후 5거래일째 종가에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지수, 10거래일째 MSCI지수 편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코스피200에는 3월 동시만기일(10일)에 편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LG에너지솔루션이 SK하이닉스(000660)를 누르고 국내 시총 순위 2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SK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후 적정 시총을 100조원으로 전망했다. 이날 종가 기준 SK하이닉스의 시총은 93조5483억원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요 지수에서 신규상장사들의 시총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게 되면 패시브펀드나 ETF에서 다른 주식을 팔고 신규상장 주식을 기계적으로 매수하게 되는데 교체 매매가 빈번해질 경우”며 “신규 상장 종목은 매수세가 유입되며 계속 오르고 기존 종목 매도물량으로 가격이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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