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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할부' 땅따먹기…카드사 vs 캐피탈사 승자는?
카드사,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 13.1%↑
조달비용·앱 경쟁력에…캐피탈사, 자산 축소
2021-12-29 11:26:59 2021-12-29 11:26:59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카드사들이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을 공략하면서 캐피탈사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캐피탈사 14곳의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 규모는 20조834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대비 4.0% 하락했다. 캐피탈사의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은 지난해 말 21조7093억원으로 정점을 찍고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지표에 집계된 업체는 JM·케이카·롯데·메리츠·SY오토·에이·NH농협·우리금융·JB우리·하나·현대캐피탈을 비롯해 볼보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알씨아이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 등이다. 
 
카드사는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며 캐피탈사 점유율을 흡수하는 양상이다. 자동차 할부금융을 취급 중인 6개 카드사(신한·삼성·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자산 규모는 9조7949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3.1% 늘었다. 
 
자산 규모가 가장 큰 업체는 신한카드로 3조804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말 대비 7.8% 신장했다. 성장률이 가장 높은 업체는 삼성카드였다. 전년보다 46.0% 늘어난 7609억원을 기록했다. 국민카드는 0.4% 감소한 3조4476억원으로 확인됐다. 
 
중소형 카드사들도 급격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우리카드는 32.0% 증가한 1조4094억원을, 롯데카드는 43.8% 늘어난 1209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카드는 올해 자동차 할부금융 사업을 처음 시작해 자산을 빠르게 불려 나가고 있다. 지난 9월말 기준 자산 규모는 2517억원으로 3월과 비교하면 5배가량 확대됐다.
 
카드사들이 자동차 할부금융 점유율을 확대하는 건 사업 다각화를 위해서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대출 총량규제를 실시한 데다, 법정 최고금리 및 카드 수수료를 연이어 인하하면서 사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내년에는 차주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에 카드론도 포함되면서 수익이 더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신규 수익 창출원으로 할부금융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카드사들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캐피탈사들은 존재감이 위축되고 있다. 카드사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조달비용을 내세워 저렴한 금리로 고객을 흡수하고 있어서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기준 카드사 4곳(신한·삼성·국민·우리)의 조달비용률이 2.1~2.3% 수준인 데 반해 24개 캐피탈사 평균 조달비용률은 2.53%를 기록했다. 
 
편리한 애플리케이션도 한몫했다. 카드사들이 모바일 앱 결제 수단을 다양화하고 신규 기능을 추가하면서 신규 고객 확보에 유리한 환경을 갖춰나가고 있다.   
 
내년부터 카드사들의 수익 악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주요 카드사는 기존 신용카드 채권 이외에 새로운 사업 영역인 자동차 금융을 확대하고 있다"며 "캐피탈사는 리테일 자산을 줄이는 대신 중고차 금융과 함께 투자자산 및 기업여신 등 고수익 자산 취급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이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울산 북구에 위치한 야적장에 차량들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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