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끝 안 보이는 노사 갈등
노조, 올해까지 '3년 치' 임단협 준비…사측은 묵묵부답
입력 : 2021-06-09 05:57:03 수정 : 2021-06-09 05:57:03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현대중공업 노조가 올해분 임금과 단체협약 준비에 돌입했지만 사측과의 입장 차이가 여전해 합의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사측이 교섭 재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올해는 물론 3년째 이어지는 2019·2020년 임단협 또한 단기간에 마무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8일 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4일 확정한 올해 임단협 요구안을 이번주에 사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후 구체적인 일정을 정해 사측과 본격적인 교섭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요구안 주요 내용은 △기본급 12만304원 인상 △가족수당인상 △연차별 기본급 격차 조정 △성과급 산출 기준 마련 △중대재해 예방조치 △하청 노동자 차별 해소 등이다.
 
노조는 마무리 짓지 못한 2019·2020년 임단협부터 결론을 낸다는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2019·2020년과 올해 임단협은 성격이 달라서 3년 치를 통합해 교섭을 진행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앞선 2년 치 임단협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첫 상견례 이후 1년 9개월여만인 지난 2월 2년 치 임단협에 대한 1차 잠정합의안을 어렵게 마련했지만 조합원들의 반대로 부결된 바 있다.
 
지난달 31일 현대중공업 노조가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사옥 앞에서 총수 일가의 사익 추구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노조
 
이후 지난 3월 말 2차 잠정합의안을 만들었으나 이마저도 54% 반대표를 받아 통과되지 못했다. 합의안이 2번 연속 부결된 건 1987년 노조 설립 후 처음이다. 지난해 기본급이 동결된 데다 2019년 회사 물적분할에 따른 위로금 지급 내용이 빠지면서 조합원 반대 목소리가 큰 것으로 보인다.
 
임단협이 난항을 겪으면서 노조는 올해에만 5차례에 걸쳐 파업에 나섰다. 지난달 26일에는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4시간 부분 파업에 돌입했고 같은 달 31일부터 무기한 거점 투쟁도 하고 있다. 노조는 부분 파업에서 "재교섭 요구 후 두 달이 다 돼가는데도 사측은 반응이 없다"고 지적했다.
 
3년째 해결되지 못한 갈등은 쉽게 풀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주가 늘면서 노조는 더욱 강하게 요구 사항을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사측은 교섭 의지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사측은 성급한 교섭 재개보다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공감대를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이 가운데 올해 사업장에서 2건의 사망사고도 나면서 대립은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올해 임단협 요구안에 중대재해 예방 조치 강화와 하청 차별 금지 관련 내용도 담았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원청과 하청의 계약 금액을 합리적인 수준에서 정하고, 작업장에서의 차별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을 수립하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측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날 발표한 선전물에서 노조는 "암모니아, 수소, 천연가스 등 친환경 선박 연료만 바꾼다고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이라 말할 수 없다"며 "하청노동자 차별, 하청업체 기술 탈취를 통해 이미 ESG 경영 이념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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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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