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로펌) 현장에서 답 찾는 '히든 챔피언' 씨케이
의료·형사·부동산 강점...종교 사건도 아우르는 베테랑 변호사들
'사건 사무장' 없이 변호사가 직접 계약, 수임료 거품 없애
입력 : 2021-05-14 06:00:00 수정 : 2021-05-14 06:00:00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지난달 신생 로펌 변호사를 선임한 수분양자 120여명이 대형 로펌을 앞세운 시행사를 상대로 한 분양대금 반환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부산지법 서부지원은 시행사가 설계 변경과 내부 대형 기둥의 존재 등을 사전에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며, 수분양자 1/3에 해당하는 33개실이 계약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사건이 진행된 1년 반 동안 골리앗에게 돌을 던져 이긴 '다윗'은 법무법인 씨케이(CK)의 최진녕 대표 변호사다. 최 대표는 "법무법인 세종 등 유수 로펌과의 공개 경쟁으로 사건을 수임했고, 법인의 역량 있는 변호사들과 협업해 대형 로펌을 상대로 이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봉사활동으로 만난 베테랑의 의기투합
 
법무법인 씨케이는 의정부지법원장 출신 곽종훈 대표변호사와 법무법인 이경을 함께 이끈 최 대표가 지난해 7월 서울 서초구에 세운 강소 로펌이다.
 
법인 이름에는 단순하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의미가 담겼다. 고객은 왕(Client is King)의 줄임말이자 두 대표의 성도 가리킨다. 최 대표는 "법인의 핵심 가치는 섬김의 리더십이고, 사명은 최고의 실력과 팀워크를 바탕으로 의뢰인의 진정한 힘이 되는 것"이라며 "법조 선배이신 곽 대표 성함을 앞세운 이름을 지었다가, 이미 다른 법인이 사용하고 있어서 씨케이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름을 붙일 정도로 가까운 두 사람의 인연은 남서울은혜교회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시작됐다. 곽 대표가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퇴직하고 2016년 법률사무소 이경을 세웠고, 이듬해 최 대표가 법무법인 로고스에서 나와 법무법인 이경을 함께 키웠다.
 
이후 소속 변호사 두 명이 판사가 됐고, 상당수가 대형 로펌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규모를 키우기 어려워졌다. 두 대표는 초심을 찾기 위해 지난해 씨케이를 세웠다.
 
 
법무법인 씨케이 로고. 사진/씨케이
 
경력과 실력 두루 갖춘 챔피언
 
씨케이는 법조계의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을 추구한다. 대표변호사 2명에 파트너 변호사 3명, 소속 변호사 1명과 법무사 1명으로 구성됐다. 사법고시 2차에 합격한 사무국장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과 경험을 가진 자문역이 일하고 있다.
 
씨케이는 이경 시절부터 의료와 건설·부동산 사건에 강점을 보였다. 서울고법에서 4년간 의료전담부 재판장을 지낸 곽 대표는 지난 1월 '의료소송실무'를 발간했다. 최 대표는 "30년 이상 민사·형사·행정·조세·공정거래 등 다양한 사건을 다루면서 각종 법률 분쟁의 핵심을 짚는 혜안을 가지고 있다"며 "변호사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의료법 관련 사건을 성공적으로 처리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곽 대표는 지금도 수임한 사건의 서면작업을 직접 하고 있어 의뢰인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최 대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씨케이 정신을 온몸으로 보여준다. 곽 대표는 "서울에 있는 작은 로펌이 부산의 100명 넘는 수분양자와 원활히 의사소통 하면서 서면 작업 하고, 재판도 진행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최 대표는 의뢰인 요청이 있으면 언제든 부산에 출장 가서 현장 회의를 자주 가졌다"고 말했다.
 
또 "구글 타임라인을 보니, 최 대표는 작년에 한 번도 외국에 가지 않았음에도 지구 한 바퀴 이상을 돌아다녔다"고 했다.
 
최 대표는 대형 로펌 시절부터 롯데건설과 GS건설, 포스코건설, 한양건설 등 국내 대형 건설사들과 다양한 사건을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한국자산신탁과 아시아자산신탁, 신한은행 등 금융회사 협업 경험도 쌓았다. 염리2구역재개발, 방배13구역재건축, 대림3구역재건축, 산곡6구역재개발사업 관련 자문과 송무도 했다. 최근에는 인천 서구 석남동 가로주택정비사업 관련 자문도 추진하고 있다.
 
곽 대표는 "최 대표는 기업 민·형사 사건, 건설부동산 민사·형사·행정 사건 등을 두루 경험했고, 언론 관련 사건 경력도 풍부하다"며 "특히 탁월한 법정 변론과 순발력 있는 대응으로 명성이 자자해, 의뢰인들은 최 대표가 직접 법정 변론 하는 것을 수임 조건으로 내건다"고 추켜세웠다.
 
이영주 파트너 변호사는 재건축·재개발 업무에 강점을 보인다. 현재 인천 서구 석남동 가로주택 정비사업 자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태형 변호사는 신입답지 않게 실력과 노련함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대표는 "짧은 시간에 사건의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최근 판례까지 녹여낸 서면으로 상대방의 주장을 반박하며 법원을 설득해 내는 능력이 범상치 않다. 신진기예"라고 칭찬했다.
 
씨케이는 노련한 대표 변호사들과 패기 있는 후배들이 끈끈한 팀워크로 뭉치다 보니 의뢰인 만족도가 높다고 자부한다. 최 대표는 "'법무법인 씨케이에 사건을 안 맡겨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맡긴 사람은 없다'는 말을 의뢰인으로부터 들었을 때, 가장 기분이 좋았다"며 "그 의뢰인은 신구의 조화를 기반으로 실력파 법조인들이 결과로 말해주기 때문에 씨케이를 이용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23일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씨케이 사무실에서 곽종훈 대표변호사(사진 왼쪽)와 최진녕 대표변호사가 개업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씨케이
 
형사·재건축·종교사건 다방면 활약
 
씨케이 변호사가 지혜를 모으면, 어려워 보이는 형사사건도 실마리가 보인다. 최근 두 대표는 장애인 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사건 피고인의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범행 장소가 지방의 산속으로 지목됐는데, 곽 대표가 수차례 현장을 찾아가 공소사실에 의문을 제기해 보석 허가 결정을 받았다.
 
이후 재판 과정에서 수사 절차상 진술 오염 등 문제를 다각도로 지적해 주된 혐의에서 무죄 선고를 이끌어냈다.
 
다만 재판부가 장애인 준강간은 무죄로 판단하면서도 공소장 변경 없이 직권으로 장애인 강제추행에 대해 유죄를 인정해, 쌍방 항소했다.
 
재건축 사건의 경우, 지난 2018년 서초구청에 제기된 방배13구역 재건축조합설립인가 취소소송에서 승소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도시정비법상 재건축조합설립인가는 각 주택 단지마다 개별적으로 전체 구분소유자의 3/4 이상, 토지 면적 3/4 이상 소유자 동의가 필요하다.
 
서울행정법원은 서초구청장이 해당 요건을 10개 주택단지 전체 기준으로 보고 동의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한 것은 위법하다며 조합설립인가처분을 취소했다.
 
최 대표는 "이후 항소심에서 처분이 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면서도 "지자체가 재건축 인허가 과정에서 보다 주의 깊게 요건을 심사하게 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대표 변호사들의 독실한 신앙은 종교 관련 사건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곽 대표는 개신교 교회 장로다. 매주 월요일 아침 회의는 기도로 시작해 기도로 끝난다.
 
곽 대표는 지난 2017년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직무대행을 맡아, 내부 분쟁을 정리한 사례가 유명하다. 이 밖에 기독교 교단과 교회의 각종 분쟁을 맡아 조정과 화해, 판결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지난해 7월 23일 법무법인 씨케이 구성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앞줄 왼쪽부터 이영주 변호사, 곽종훈 대표, 최진녕 대표. 뒷줄 왼쪽부터 김경민 대리, 이태형 변호사, 백상현 사무국장, 김영의 송무국장. 사진/씨케이
 
거품 없는 수임료와 자문 확장으로 10대 로펌 지향
 
거품 없는 수임료도 강점이다. 최 대표는 "서초동 로펌에 비해 수임료가 싸지는 않지만, 결코 의뢰인이 감당 못할 수임료를 제시하지도 않는다"며 "가급적 의뢰인의 경제적 사정이나 사건의 난이도를 고려해, 감당할 만한 수임료를 산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다른 법률사무소와 달리 이른바 '사건 사무장'을 두지 않아 수임료에 거품이 없다"며 "수임계약 자체를 담당 변호사가 직접 체결하고, 수임료는 법인 계좌로 입금 받는다. 현금영수증이나 세금계산서도 적시에 발급한다"고 말했다. 의뢰인과 수임료 관련 분쟁이 거의 없는 이유다.
 
씨케이는 올해를 법인 안정화 원년으로 삼아 자문 역량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골프 업계에서 거리측정기 국산화에 성공해 해외로 진출하고 있는 주식회사 VC(보이스캐디)를 자문하고 있다. 최근에는 ES저축은행 자문 로펌으로 선정됐다.
 
법원에서 오랜 기간 등기·공탁·집행 등 다양한 업무에서 경력을 쌓은 김성수 법무사를 영입해 대형 아파트 등기 업무와 LH·SH·GH공사 등의 계약으로도 영역을 넓히려 한다.
 
씨케이는 미래 청사진을 5년 단위로 그린다. 최 대표는 "향후 5년의 중기 목표는 서초동 제1의 히든챔피언 로펌으로써, 공직자윤리법상 고위 공직자 취업이 제한되는 연매출 100억원 이상인 법인을 만드는 것"이라며 "향후 10년 비전은 대한민국 10대 로펌으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뢰인 제일주의와 섬김의 리더십이라는 초심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나아가 구성원 간에 서로 존경하는 마음으로 화합해 '원팀'의 시너지를 만들어 가는 것도 중요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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