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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올해 M&A 시장 '큰손' 등극하나
2030년까지 글로벌 7위 화학회사 목표 '잰걸음'
사업다각화 위한 인수합병 검토중…JSR 등 유력
2021-02-10 06:05:09 2021-02-10 06:05:09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지난해 대산공장 화재로 실적 부진을 겪었던 롯데케미칼(011170)이 올해는 굵직한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 발판 마련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글로벌 7위 규모의 화학회사로 키운다는 '비전 2030'을 갖고 있다. 부진한 사업을 구조조정하고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사업 강화를 통한 체질 개선이 주요 골자다. 
 
올해에는 특히 인수합병을 통한 사업다각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롯데케미칼 측은 최근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제품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위해 M&A를 검토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최근 롯데케미칼이 일본 화학회사 JSR의 합성고무(엘라스토머)사업부문을 인수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신동빈 회장도 지난해 일본 히타치제작소의 화학 계열사 히타치화성 매각 실패 직후 니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에서 다른 유력한 기술을 가진 회사도 많기 때문에 기회를 찾고 있다"며 또다른 화학사의 인수합병을 고려하고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이 JSR 합성고무사업부문을 인수하면 업황이 개선되고 있는 합성고무제품 포트폴리오를 늘릴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부타디엔(BD)의 외부 판매도 줄일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롯데정밀화학이 출자를 통해 지분을 확보한 두산솔루스의 전격 인수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두산솔루스는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알짜 매물로 롯데 측에서도 지난 인수전에서 상당히 높은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롯데케미칼은 투자에 필요한 실탄도 넉넉한 편이다.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상품, 매도가능금융자산 등을 포함한 롯데케미칼의 현금예금은 지난해 4분기말 기준 약 3조8046억원으로 풍부하다. 부채비율도 41.3%에 불과해 재무건전성도 우수하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부채비율이 100%도 안되는 만큼 재무적으로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회사의 사업 성격에 맞는 좋은 매물이 있으면 언제든지 검토할 수 있는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롯데 화학BU 친환경 목표 및 ESG 비즈니스 전략. 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은 최근 3~4년 사이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면서 주력 화학제품 생산량을 늘리는 등의 사업 구조조정을 이행해왔다. 인도네시아의 자회사 LC타이탄 증설과 현대오일뱅크와의 중질유 복합분해설비(HPC) 건설, GS에너지와의 석유화학 생산설비 건설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2024년에는 롯데케미칼의 에틸렌 생산능력이 연 600만톤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고순도테레프탈산(PTA) 등 부진한 사업에 대한 정리 작업을 지난해 대부분 마무리한 가운데, 최근 고순도이소프탈산(PIA), 산화에틸렌유도체(EOA) 등의 생산능력을 늘렸다. 코로나19로 수요가 증가한 의료용 폴리프로필렌(PP)와 배터리소재인 분리막 고밀도폴리에틸렌(HDPE)의 양산 계획도 세웠다.
 
한편 '비전 2030'의 세부사항은 특히 '친환경'이라는 명제를 기반으로 하나씩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신동빈 회장이 올초 "긴 안목으로 환경과의 조화로운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며 계열사들에 ESG 경영을 강조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롯데그룹의 화학BU는 자회사의 친환경사업 매출 규모를 20년 대비 약 10배 성장시켜 2030년까지 약 6조원 규모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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