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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신소율 “여전히 카메라 앞에서 행복하다”
8년 만에 ‘응답하라 1997’ 이미지 벗어 던진 신소율
2020-08-14 17:31:24 2020-08-14 17:31:24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누구나 젊게 보이고 싶어한다. ‘동안이라는 말을 들으면 괜히 기분이 좋아지기 마련이다. 배우들 역시 어려 보이는 것이 득이 될 때가 많다. 20살이 넘어서도 교복을 입고 연기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이러한 동안이미지가 되려 독이 되기도 한다. 대중에게 각인된 이미지가 오히려 연기에 방해가 된 것. 배우 신소율은 대중이 생각하는 자신의 이미지가 2012년에 머물러 있다고 했다.
 
신소율은 대결을 앞두고 홀연히 자취를 감춘 사형 진수(정의욱 분)를 찾기 위해 속세로 내려온 태백권 전승자 성준(오지호 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태백권에서 성준의 억척스러운 아내 보미 역할을 맡았다. 그간 밝은 캐릭터를 연기해 온 신소율은 '태백권'에서 아이들 둔 아내 캐릭터를 연기를 했다. 신소율은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자신이 밝은 캐릭터를 주로 연기를 해왔지만 정작 코미디 장르를 해본 적이 없어서 선택을 했단다. 그는 원래 코미디 장르가 어렵다. 더구나 가지고 있는 유머 감각이 있어야 하는데 난 그렇지 못해서 열심히만 했다고 말했다. ‘태백권은 코믹 액션 장르라는 점에서 두 가지 장르를 모두 담고 있다. 신소율은 두 가지 장르를 녹이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뒤 두 장르가 적절히 잘 섞인 느낌을 받았단다.
 
완성된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신소율은 물음표가 많았지만 두 번째 보고서야 이해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감독님이나 오지호 오빠가 이야기하는 주성치를 보고 자란 이들은 코믹 액션을 좋아하지만 난 이런 코믹 액션을 영화로 접한 적이 적었다. 그러다 보니 이해도가 달랐다고 했다. 더구나 그는 코믹 액션 장르는 액션도 코믹할 줄 알았다. 하지만 오히려 멋있고 진지했다하지만 두 번째 보니 액션이 진지한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혹여 영화를 본 관객이 코믹이 약하다 느꼈다면 자신이 더 노력했어야 할 부분이었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태백권의 장르 자체가 코믹 액션이다 보니 신소율이 연기한 보미 역할이 자칫 단순히 소모될 수도 있는 캐릭터다. 그럼에도 신소율은 과감히 태백권을 선택했다. 그는 내 문제점이 캐릭터를 보고 작품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자신이 연기할 캐릭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이야기가 재미있어야 작품을 선택한다고. 또 신소율은 태백권이 지금껏 본적이 없는 장르다 보니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는 캐릭터가 남는 것보다 좋은 작품에 참여하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태백권 신소율. 사진/그노스
 
 
 
신소율은 2012응답하라 1997’을 통해 늦게 이름이 알려졌다. 드라마가 인기가 있다 보니 대중이 기억하고 그에게 요구하는 이미지는 응답하라 1997’의 모유정이다. 신소율은 30대 초반까지 교복을 입고 연기를 하다 보니 자신이 8년 전에 머물러 있는 듯한 생각에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어떻게든 따라가기 위해 10대들의 문화를 공부하다 보면 내 시대에 가진 것들을 없애고 빨리 바꿔야 했다하지만 요즘 유행도 너무 빨리 바뀌다 보니까 따라가기 쉽지 않았다고 했다. 그렇기에 신소율은 여자 배우로서 나이가 먹어간다는 게 유쾌한 느낌이 아니었다고 했다.
 
신소율은 주연 욕심은 버린 지 꽤 됐단다그는 경쟁 해야 할 친구들이 상큼하다동안 이미지가 박혀서 어느 순간 어려 보여야 한다는 것이 연기에 방해가 됐다고 말했다또한 진지한 캐릭터를 연기해도 보는 사람들이 부담스러워 하더라며 연기할 때 편안하고 진심을 다해도 보는 사람이 어색하면 어색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연기를 하다 보면 때론 행복하지 않은 순간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카메라 앞에서는 행복하다고 했다. 신소율은 자신이 매사 긍정적으로 보려고 노력을 하다 보니까 어두운 면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다 갑자기 어두운 면들이 보이다 보니까 심적으로 힘들었다고 했다. 이러한 고민을 자신의 엄마에게도 털어 놨지만 나이를 먹어서 그런 것이라고 했단다. 신소율은 여전히 카메라 앞에서는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나마 지난해 결혼을 하면서 대중들의 인식이 바뀌었단다현재 출연 중인 OCN 드라마 트레인에서 맡은 이정민에 대해 한 번도 웃지 않는 역할을 한 게 처음이라면서 어색하지 않다고 응원을 해주는 분들이 있다 보니까 이렇게 가는 게 맞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더구나 신소율은 최근 본보기 선배들의 모습에서 희망을 얻었단다. 그는 드라마 스카이 캐슬’ ‘부부의 세계를 보면서 행복했다어떻게든 나이를 잘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했던 시간들이 있었는데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 자리에 있으면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태백권 신소율. 사진/그노스
 
 
 
대중에게 비춰지는 신소율은 밝고 쾌활한 이미지다. 하지만 정작 신소율은 소심하단다. 그는 촬영장에서 오지호와 있었던 에피소드를 언급하며 저를 봤을 때 애가 밝고 당당하고 어디 가서 기가 안 죽을 것 같은 이미지다그런데 첫 장면을 찍고 나서 NG가 나니까 소심해 져서 또 다시 NG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오지호 오빠가 와서 너 소심하지라고 말해줬는데 너무 고마웠다잘해야겠다는 생각에 소심해 져서 나도 모르게 대사가 빨라졌는데 그걸 캐치 했던 것이라고 했다.
 
심지어 신소율은 난 소심해서 에드리브도 잘 못한다. 지금 잘못해서 후에 캐릭터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걱정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대본과 다르게 가야할 경우에는 질문을 하는 편이라고 했다. 심지어 감독과 배우들에게 확인을 받고서야 바꿀 정도라고 했다.
 
이런 소심쟁이다 보니 주변 사람에게도 쉽게 고민을 털어 놓지 못하는 신소율이다. 그는 소속사에 이야기를 하면 내가 힘들까 봐 더 조심하게 되더라고 했다. 결혼 전에는 자신의 고민을 털어 놓을 수 있는 이들이 부모였단다. 하지만 결혼을 한 뒤 이런 고민을 자신의 남편과 나눌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진심으로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라며 엄마, 아빠에게 의지를 했지만 커가면서 모든 걸 의지할 수 없다. 그런데 조금 내려놔도, 솔직 해도 되는 의지할 사람이 생겼다고 말했다.
 
결혼을 하면서 심적인 안정감을 찾은 신소율은 사회적으로 구설수 없이 연기를 할 수 있을 때까지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게 제일 어려운 거 안다. 좋은 캐릭터를 만나는 건 운이 좋아야 하지만 좋은 사람이 되는 건 노력할 수 있다. 그래서 그거에 대한 노력만 하려고 한다고 했다

태백권 신소율. 사진/그노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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