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재테크)현대로템 주가급락 공매도 탓?
증자한 주식, 입고 이틀전 미리 매도 가능…신주 상장후 되려 반등
입력 : 2020-08-13 12:00:00 수정 : 2020-08-13 16:53:47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 A씨는 지난달 진행된 현대로템 전환사채(CB) 발행 공모에 청약했다. 주식 전환가격보다 당시 주가가 높아 나중에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차익이 클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만일 그 사이 주가가 크게 하락해도 채권으로 보유해 원리금을 챙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는 배정받은 CB를 보유하다가 7월 하순에 주식 전환을 신청했고, 내일(14일)이면 주식이 계좌에 입고된다는 공시가 있었다. 이제 주식을 매도해서 70%를 넘을 것으로 기대되는 차익을 챙기기만 하면 됐다.  
 
그런데 수소 충전소 호재로 강세를 보이던 주가가 어제 갑자기 급락세로 돌아서더니 오늘도 하락 중이다. 대량의 신주가 상장될 것을 우려한 기존 주식 보유자들이 매도하는 줄 알았는데 공매도 때문이라는 얘길 들었다. A씨는 기대했던 이익이 크게 줄어드는 것도 아쉬웠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금지돼 있는 공매도가 어떻게 가능하다는 건지도 알지 못해 당황스러웠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현대로템(064350) 주가는 1%대의 하락폭을 보이며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A씨가 전해들은 말처럼, 이번 하락의 원인은 공매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일반 공매도와는 다른 권리 공매도다. 
 
권리 공매도는 유·무상증자나 주식배당 등으로 수령이 확정된 주식을 주식입고 이틀 전에 미리 매도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9월15일까지 주식 공매도는 금지한 상태지만, 유동성 공급자의 시장조성 목적 공매도나 주식 입고 전 권리행사인 권리 공매도는 예외적으로 허용되어 있다.  
 
주식 결제가 ‘D+2일’로 이뤄지기 때문에 2영업일 전에 주식을 미리 팔 수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증자 등이 진행된 종목에서는 신주 상장 이틀 전에 매도가 늘어나며 주가가 하락하는 현상이 자주 나타나곤 한다. 
 
 
실례로 지난달 유상증자를 진행한 대한항공(003490)에서도 이런 흐름이 포착됐다. 대한항공은 7936만5079주를 주당 1만4200원에 발행, 1조원이 넘는 자금조달을 진행했다. 주식 수가 급증하는 대규모 유증이었으나 유증 할인율이 커 기존 주주 외에도 많은 투자자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이 주식은 7월29일에 상장했다. 하지만 이날 주가 하락폭(-2.23%)은 우려만큼 크지 않았다. 
 
정작 주가는 신주 상장 이틀 전인 27일에 급락했다. 이날 장중 -8.42%까지 하락하는 등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가 4.35% 하락한 1만7600원으로 마감했다. 권리 공매도를 이용한 차익 실현 물량이 나왔던 탓이다. 
 
CJ CGV(079160)도 거의 비슷한 패턴이었다. 7월 중에 유상증자를 진행했는데 주식이 65.8%나 증가하는 대규모 증자였다. CJ CGV는 이번 증자로 2116만주였던 주식 수가 3510만주로 늘었다. 
 
새로 상장할 주식 수가 많아 오버행 우려가 컸으나 신주가 상장한 8월7일에 주가는 오히려 1.08% 올랐다. 2영업일 전인 5일에 미리 4.66% 하락한 예방주사를 맞은 덕분이었다. CJ CGV의 경우 이날만 주가가 하락했을 뿐 다음날부터 반등세를 그렸고 오늘 오전엔 2만3000대에서 거래 중이다. 
 
세 기업은 재무 사정이 악화돼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현대로템의 경우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마련한 것이지만 이미 채권의 상당액이 주식 전환을 신청한 상태여서 결과적으로 증자를 한 것과 다름없게 됐다. 자금 조달로 숨통이 트이며 정상적인 경영이 가능해졌으니 증자 이전보다는 나아진 기업의 재무구조가 주가에 영향을 주는 것이 정상이다. 
 
실제로 대한항공과 CJ CGV의 주가는 증자 과정에서 바닥을 찍고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신주 상장 이후 흐름이 그 전보다 좋다. 현대로템의 경우는 기존 주주들이 대거 참여한 대한항공, CJ CGV의 유증에 비해 차익 실현을 목적으로 CB 공모에 청약한 투자자 비중이 커 차익실현 물량이 소화되는 과정은 필요해 보인다. 
 
그렇다면 주식을 보유할 의사 없이 차익을 실현하고 싶어 하는 A씨 같은 투자자가 권리 공매도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NH투자증권 등은 신주가 입고되기 전에 홈트레이딩시스템(HTS) 화면에 입고 예정 주식으로 잡혀 온라인 상에서 공매도하는 것이 가능하다. HTS나 MTS로는 안 되지만 전화로 주문할 수 있는 증권사도 있다. 반면 지점에서만 업무 처리가 가능한 증권사도 있으므로 거래하는 증권사별로 권리공매도 방법을 확인해야 한다. 
 
지점에서만 주문이 가능한 경우, 저렴한 온라인 수수료가 아니라 비싼 오프라인 수수료율이 적용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단, 이것도 아끼는 방법이 있다. 일단 지점에서 주문을 내면 HTS나 MTS 주문내역에도 뜬다. 이 상태에서는 MTS로도 정정주문이 가능하다. 따라서 지점에서는 체결될 수 없는 높은 가격에 매도 주문을 낸 후 곧바로 MTS에서 이를 실제 원하는 가격으로 내려서 정정주문을 내면 MTS 수수료율이 적용될 것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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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경

<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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