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길 해진공 사장 “9월 선박 조각투자 상장…2028년 해운자산거래소 출범 목표”
임기 반환점 맞아 미래 비전 발표
400억 선박 유동화 시범사업 시동
2026-06-08 15:15:05 2026-06-08 15:37:33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안병길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이 국민이 선박에 투자하는 조각투자 상품을 연내 선보이고, 오는 2028년에는 선박·운임·친환경 연료를 아우르는 해운자산거래소를 출범시키겠다는 청사진을 내놨습니다. 해양 금융 지원을 넘어 자본시장과 정보 플랫폼을 결합한 ‘해양 산업 종합 인프라 기관’으로 도약해 대한민국을 글로벌 해운 허브로 키우겠다는 구상입니다.
 
안병길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이 8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안병길 해진공 사장은 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임 반환점을 맞은 소회와 함께 해양 금융 종합 지원 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한 미래 비전을 발표했습니다. 안 사장은 “2018년 한진해운 파산 이후 해운기업을 살리기 위한 목적으로 공사가 설립됐고 목표는 거의 달성됐다”며 “앞으로는 금융을 기반으로 해양 산업의 친환경 전환과 디지털 AI 전환을 강력히 지원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가장 먼저 속도를 내는 사업은 국민선주제도 도입을 위한 선박 유동화 시범 사업입니다. 해진공은 메리츠증권과 협력해 자본시장법 등 기존 법령을 활용한 조각투자 상품을 이달 중 이사회 통과를 거쳐 이르면 9월경 선보일 예정입니다. 안 사장은 “보유 선박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350억~400억원가량의 유동화를 통해 전 국민이 선박에 투자할 수 있게 만들 것”이라며 “종합투자 시범 사업 성공 후 관련 법이 개정돼 발효되면 토큰증권발행(STO)까지 갈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장기 핵심 과제로 2028년까지 해운자산거래소와 선주 사업 전담 자회사를 각각 설립합니다. 공사가 직접 선박을 소유하고 빌려주는 선주 사업을 대폭 확대해 올해 선박 4척을 추가해 총 23척을 확보할 방침입니다. 안 사장은 “운임 지수 중심의 거래소를 넘어 선박 실물 자산과 친환경 연료, 가상 자산까지 모두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해양 정보를 지배하는 사람이 승리하는 만큼 선박 금융 데이터 등을 쥐고 해양 정보의 허브가 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8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해진공-해양기자협회 간담회에서 안병길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국적선사인 HMM(011200) 매각과 관련해서는 신속한 매각보다 본사의 부산 이전 로드맵 수립이 먼저라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안 사장은 “우선순위가 매각보다는 ‘지방 이전’에 방점이 있다”며 “HMM을 어떤 방향의 글로벌 선사로 키울 것인지 방향성이 정해진 다음 매각이 진행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본사 이전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해양수산부 및 부산시와 3자 기관 협의체를 구성해 해운 클러스터를 조성할 예정입니다. 안 사장은 “HMM 혼자 와서 완성될 수 없으며 해운 클러스터를 만들어 이전 기업들이 한곳에 집적해 시너지를 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북극항로 개척과 관련해서는 필요한 선박 확보와 금융 지원 방침을 명확히 했습니다. 당장 컨테이너선 운항 수익성이 불투명하다는 우려에 대해 안 사장은 “수익이 나고 안 나고를 떠나서 북극항로 개척은 국가 정책 사항”이라며 “해양수산부와 선박을 직접 매입할지 용선할지 논의 중이며, 필요하다면 특수금융을 통해서라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국내 100개 해운사를 대상으로 한 선박 금융 시장 조사 결과와 관련해 보증 확대를 통한 민간 자본 유입 성과가 나타났지만 외국계 쏠림 현상은 과제로 남았습니다. 전체 조달 시장의 66%를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중국계 자본이 장악한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안 사장은 “최근 중국계 리스사들이 갑자기 들어오면서 담보인정비율(LTV) 조건도 없이 마구 빌려주는 상황”이라며 국내 민간 금융의 역할 확대를 거듭 당부했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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