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철, 피해자 고령 알고도 시간 끌기"
강제징용 피해자 4명 중 3명 사망
입력 : 2020-08-07 17:14:53 수정 : 2020-08-07 17:14:53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우리 대법원의 판결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이 국내 자산 압류명령에 원칙을 깨고 즉시항고장을 제출했다. 일본제철이 우리 법원의 절차에 따른 점은 이례적이지만 소송 당사자 대부분이 사망한 상황에서 회사가 단순 시간 끌기에 돌입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7일 대구지법은 일본제철이 한국 법원의 자산압류 명령에 불복해 즉시항고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일본제철이 항고장을 제출함에 따라 우리 법원의 공시송달에 따른 자산압류명령은 효력이 확정되지 않은 채 다시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이에 빠르면 연내로 예상됐던 현금화 절차도 수년간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자 보상이 지연될 전망이지만 당시 소송을 진행한 강제징용 피해자 4명 중 3명은 이미 세상을 떠난 상황이고, 유일한 생존자인 이춘식 할아버지는 100세를 바라보고 있다.
 
지난 2019년 강제징용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 이춘식 할아버지가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우리 대법원은 지난 2018년 10월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회사 측에 ‘피해자 1인당 1억원씩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사건이 대법원에 다시 접수된 지 5년2개월 만의 선고로, 소송 당사자 중 여운택, 신천수, 김규수 등 3명이 이미 세상을 떠난 후였다.
 
일본제철은 우리 대법원 배상 판결 이후에도 집행 절차가 이뤄지는 1년10개월 동안 무대응으로 일관해왔다. 일본 외무성은 압류명령결정 송달을 서류를 수차례 이유없이 반송하기도 했다. 이에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지난 6월1일 공시송달을 결정했고, 지난 4일 압류명령결정이 발효됐다. 
 
7일 후인 11일 0시까지 일본제철이 즉시항고를 하지 않으면 주식압류명령이 확정되는 상황이었다. 즉시항고는 집행정지의 효력은 없어 압류명령의 효력 자체는 유지되지만 매각명령 송달 등을 고려하면 주식 현금화에는 수개월 혹은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일본제철이 집행정지 신청을 냈는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매각명령 송달 과정에서 일본제철이 상당 기간 시간을 끌 수 있다. 특히 매각명령 단계에서 즉시항고가 이뤄질 경우에는 집행정지 효력도 발생한다. 재항고까지 이어질 경우 대법원에서 기각 판결이 나와야 매각명령이 확정된다.
 
피해자 측 변호인단은 ‘시간 끌기’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대리인인 임재성 변호사는 지난 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대법원 판결 이후에 집행하는 절차가 거의 1년 8개월간 일본제철은 계속 서류를 회피하는 방식으로 참여하지 않았다”며 “법원의 결정에 위법한 사유가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다투겠다는 건 시간 끌기라고 밖에 설명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들이 고령이라는 걸 일본제철이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까지 시간 끌다 들어온 것을 납득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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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준형

안녕하세요. 박준형입니다. 중소기업에 대한 생생한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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