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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으로 10억 벌어 사표 쓰기)한진칼3WR 매수해 지분경쟁 끼어들기
3자연합, 신주인수권 비싸게 공개매수…남는 물량도 2만원대 유지 기대
2020-08-05 08:00:00 2020-08-05 08:08:1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3주 동안 증시가 소폭 상승했다. 삼성전자와 LG화학, 현대차 등 대표주들이 선전했다. 덕분에 삼성전자 수익률이 조금 더 올랐는데 S-Oil과 하이골드12호가 야금야금 까먹고 말았다. 코리아오토글라스와 흥국은 다행히 나쁘지 않다. 가지 많은 나무 신세다. 2분기 실적 발표가 단기 주가 흐름을 좌우할 것이다. 
 
금액에 비해 종목 수가 많은데 하나 더 늘렸다. 대한항공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보통주도 아니고 신주인수권 종목인 한진칼3WR이다. 
 
한진칼이 지난 7월에 발행한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서 분리된 신주인수권이다. BW에서 분리된 채권 한진칼3은 BW 발행 직후인 7월3일에 채권시장에 상장됐고, 뒤이어 신주인수권 한진칼3WR이 신주인수권 시장에 상장돼 각각 거래 중이다.  
 
주식이 아니고 신주인수권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현재 한진칼의 경영권을 두고 벌이는 조원태 회장과 KCGI-반도건설-조현아 등 3자연합의 지분싸움에 주목해서다. 이 과정에서 신주인수권이 경영권의 향방을 가를 역할을 할 것이라 보고 있다. 
 
한진칼에 자금이 필요했고 회사 측은 일정상 유상증자 대신 BW 발행을 선택했다. BW 공모에 참여했거나 시장에서 신주인수권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이번 주부터 신주 인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신주인수권이이 전량 행사될 경우 한진칼의 주식은 363만6363주 더 늘어나게 된다. 5.79%의 지분율이다. 
 
주식이 더 증가하는 것이므로 양측이 기존의 지분율을 지키려면 주식 보유 비율만큼 신주인수권도 확보해야 한다. 3자연합은 이를 위해 공개매수를 선택했다. 7월23일 그레이스홀딩스 명의로 신주인수권증권 120만주를 주당 2만5000원에 매수하겠다고 공시한 것. 전체 신주인수권의 3분의 1 규모다. 
 
이 공시가 나오자 신주인수권 보유자들은 저마다 셈법이 복잡해졌다.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공개매수하겠다고 했으니 기존 보유자들은 수익을 키울 수 있는 기회이고, 보유하지 않았더라도 지금 당장 시장에서 매수해 공개매수기간 중에 넘기면 차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공개매수에 응한 수량 전부가 아니라 120만주만 사준다고 했다는 점이다. 전체 신주인수권 수를 감안하면 분명 신청 수량이 120만주보다 많을 텐데, 남은 신주인수권은 어떻게 해결할지가 문제로 남는 것이다. 
 
그렇다고 주식으로 바꿀 수도 없는 것이, 현재 신주인수권 시세는 보통주로 바꿔서 차익을 낼 수 있는 가격대가 아니다. 한진칼 신주인수 행사가액은 8만2500원으로 현재 주가보다도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한진칼3WR을 매수한 것은 2만5000원 공개매수가 수준은 아니라도 높은 가격대를 유지될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하기 때문이다. 
 
공개매수 예정 3분의 1을 제외한 나머지 수량 중에는 조 회장 측 물량도 일부 있을 것이다. 또 공개매수로 지분 경쟁이 끝난다면 내년 주총에서 경영권은 3자연합에게 돌아갈 것이다. 그룹 전체의 경영권을 두고 벌이는 싸움이 그렇게 쉽게 끝날 리 없을 거라는 생각과 함께, 한정된 자금으로 1주라도 더 확보하려면, 신주를 인수하기 위해 납입해야 할 행사가액 마련은 나중 일이고, 일단 절대가격으로 보통주보다 값이 싼 신주인수권을 확보하고 싶을 거란 판단이 작용했다.   
 
설령 조 회장 측이 신주인수권 확보에 나서지 않더라도 남은 신주인수권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이번 공개매수에서 넘기지 못하고 남는 물량도 헐값에 처분할 일은 생길 것 같지 않아 일종의 이벤트 투자를 해 보기로 결정한 것이다. 
 
3자연합 측의 신주인수권 공개매수 기일은 다음주 12일까지다. 이에 응하기 위해 BNK투자증권 계좌도 새로 열었다. 이 계좌로 한진칼3WR을 출고해 공개매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초과 신청 물량은 당분한 BNK투자증권 계좌에 남겨두고 상황에 따라 대응할 생각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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