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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5G '완전 배제' 선택한 영국…삼성 영향은?
다우든 장관, 화웨이 퇴출 발표하며 '삼성' 언급하기도
삼성전자 유럽 5G 시장 진입 기회 열려 '호재'
2020-07-15 14:54:41 2020-07-15 14:54:41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영국이 화웨이를 5세대(5G) 네트워크 시장에서 완전히 배제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삼성전자에게는 기회가 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5G 통신과 도시 인프라를 접목해 교통 안전, 치안 등 다양한 서비스에 활용하는 스마트 시티 구현 가능성을 보여주는 '5G 커넥티비티 노드' 시연 장면. 사진/삼성전자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각) 올리버 다우든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체육부 장관은 하원에 출석해 영국 내 5G 장비 시장에서 화웨이의 완전 퇴출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영국 통신업체들은 연말부터 화웨이의 5G 장비를 구매할 수 없으며, 기존에 설치된 장비는 2027년까지 모두 철수해야 된다.
 
영국이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화웨이의 5G 장비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던 당초 정책을 선회하면서 화웨이에는 비상이 걸렸다. 특히 영국의 이 같은 결정이 다른 유럽 국가들에도 확산될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된다. 화웨이는 미국의 압박 속에도 상반기까지 성장세를 보였지만, 유럽 국가들 마저 등을 돌릴 경우 미래를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영국의 이번 결정은 최근 미국이 제재 수위를 높이면서 부품 공급 차질로 화웨이의 경쟁력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최근 홍콩보안법 통과에 따른 자국 내 반중 정서가 심화됐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영국의 화웨이 배제에 따른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다우든 장관은 이날 삼성전자를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같은 신규 업체들의 시장 진입이 수월하도록 무역과 금융 우대조치 등을 포함해 신규진입 기업 비용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삼성전자도 이미 영국의 5G 구축 사업에 참여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김우준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 9일 영국 하원 위원회에 참석해 영국에 5G 통신망을 제공할 수 있는냐는 질문에 "그렇다, 우리는 분명히 할 수 있다"고 답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유럽 내 통신장비 업체인 에릭슨, 노키아 등이 우위에 있는 만큼 삼성전자에 직접적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델오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13.2% 점유율로 4위를 차지했다. 전 분기대비 2.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화웨이가 35.7%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고, 에릭슨이 24.8%, 노키아가 15.8%로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에릭슨과 노키아는 글로벌 장비 시장에서 삼성전자보다 점유율이 높은 기업들로, 화웨이가 배제된다면 이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아직까지 삼성이 유럽 5G 장비 수주에 성공한 사례가 없는 만큼 진입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전날인 14일 '새로운 차원의 초연결 경험'을 제공한다는 차세대 6G 비전을 제시하며, 차세대 통신 장비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설립한 삼성리서치 산하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선행 기술 연구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해외연구소, 국내외 대학, 연구기관들과 협력을 통해 6G 통신 기술의 글로벌 표준화와 기술개발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간다는 계획이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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