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이배월)신주인수권 그늘에 가린 한진칼3 채권, 매력 있다
'워런트 보유-채권 매도' 많아 급락…5%대 중반까지 수익률 상승
입력 : 2020-07-08 06:00:00 수정 : 2020-07-08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한진칼이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서 신주인수권(워런트)과 분리된 채권 ‘한진칼3’이 지난주 3일에 채권시장에 상장됐다. 
 
분리형 BW가 발행될 때 투자자들의 관심은 대부분 주식을 받을 수 있는 워런트에 쏠리게 마련이다. 특히 이번 한진칼 워런트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등의 연합 세력간 지분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발행된 것이어서, 누가 더 많은 워런트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지분율에 변화가 생길 예정이어서 더 주목받고 있다.  
 
이 때문에 워런트와 분리된 채권은 상장하자마자 매도가 쏟아지며 매매가가 곤두박질치는 신세에 처했다.  
 
한진칼3 채권은 상장 당일 첫 거래를 9158원에 시작해 곧바로 9100원까지 추락했다. 채권 액면가 1만원 대비 9%까지 하락한 것이다. 그나마 저가 매수가 붙으며 시세를 회복해 이날에는 9453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채권은 이자를 받을 목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므로 1%의 이율에도 매우 민감한 것이 일반적인데 한진칼3은 나오자마자 급락했다. 주식도 아닌 채권가격이 이렇게 움직이는 것은 정상적인 현상은 아니다. 워런트를 목적으로 BW를 받은 투자자들이 채권 거래가 시작되면서 한꺼번에 매도행렬에 몰린 탓에 벌어진 일종의 병목현상이다. 
 
사실 액면가 1만원에 받은 채권을 7일 종가인 9550원에 판다고 해도 나중에 상장하는 추가로 워런트를 팔아 그 손실분을 채우고 남기면 전체로는 이익이기 때문에 이 가격에 던질 수 있는 것이다.
 
한진칼 워런트의 주당 이론가는 1만5000원이 넘는다. 이 값에 매도할 수 있다면 채권은 9550원에 팔아도 남는 장사인 건 맞다.  
 
한진칼 BW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KCGI 등 3자연합간 지분 경쟁에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로 인해 신주인수권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BW에서 분리된 채권은 저렴한 가격으로 거래 중이다. 사진은 지난 2월20일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강성부 KCGI 대표가 '한진그룹의 위기 진단과 미래 방향, 전문경영인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그렇다면 9550원에 ‘버려진’ 한진칼3 채권은 별 의미가 없을까? 그렇지 않다. 신규 투자자가 지금 채권을 매수하면 애초에 약속한 채권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한진칼3 채권의 표면금리는 연 2.00%. 3개월에 한 번씩 지급되는 채권이자는 연 2%에 맞춰서 나올 것이다. 하지만 연 수익률은 3.75%다. 채권만기 때 나머지 이자를 돌려받을 경우 투자수익률은 연 3.7%이 될 거란 의미다. 연복리를 적용하므로 실제로는 조금 더 높다. 
 
그런 채권이 지금 95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1만원 기준으로 연 3.7%인 채권을 9500원에 매수한다면 총 투자수익률은 더 오르게 된다. 지금 가격으로 매수할 경우 5.3% 수익률이 기대된다. 
 
이는 한진칼이 발행한 또 다른 채권 ‘한진칼2’에 비해서도 좋은 조건이다. 한진칼2는 연 3.9% 수익률이 예상되는 가격대에서 거래 중이다. 물론 채권만기까지 1년도 남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한진칼3도 3년만기로 발행됐으나 채권발행 2년 후부터 투자자가 원리금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풋옵션이 붙어 있어 실질적인 만기는 2년이라고 볼 수 있다.    
 
더구나 한진칼3은 한진칼 주식을 인수하는 데 활용할 수도 있다. 한진칼 워런트를 사서 주식을 인수할 경우 주식 인수가액을 납입해야 하는데 이 돈을 채권으로 대납할 수 있다. 비록 9550원에 채권을 매수했지만 대납할 때는 1만원으로 산정해준다. 채권에 투자하면서 덤으로 신주인수를 노려볼 수 있는 기회도 있는 채권인 것이다. 
 
연 5% 이상의 배당수익률이 기대되는 주식은 고배당주로 통한다. 하지만 주식은 주가가 하락할 위험이 상존한다는 맹점이 있다. 채권은 발행한 회사가 망하지 않는 한 이자가 확정 보장된다.    
여러 모로 한진칼3은 투자하기에 괜찮은 조건을 가진 채권이라고 할 수 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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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경

<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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