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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통과된 홍콩보안법…미·중 갈등폭발 긴장감 고조(종합)
홍콩, 중국화로 회색지대 매력 상실…국제 경제쓰나미 우려도
2020-06-30 14:26:06 2020-06-30 14:39:13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미국의 강력한 경고에도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통과시켰다. 미국과 중국간 갈등의 골이 깊어질 뿐 아니라 미국의 홍콩특별지위 철회로 홍콩이 '회색지대'로서의 매력을 상실해 국제 금융불안이 가중된다는 어두운 전망도 나온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가 지난 28일부터 홍콩보안법 초안 심의를 개시해 회의 마지막 날인 이날 오전 전격 통과시켰다.
 
5월 2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3차 전체회의 폐막식이 열리는 가운데 홍콩보안법 표결 결과가 현광판에 표시되고 있다. 홍콩보안법은 찬성 2878표 반대 1표, 기권 6표로 통과됐다. 사진/신화·뉴시스
 
홍콩보안법은 외국 세력과 결탁,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행위 등을 금지·처벌하고, 홍콩 내에 이를 집행할 기관을 설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법안 내용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홍콩보안법의 핵심은 중국 정부가 홍콩에 설치할 '홍콩 국가안보처'로 요약된다.
 
홍콩보안처는 홍콩에 위치한 중국 중앙정부 국가안보 기구로, 홍콩의 안보정세를 분석하고, 안보전략과 정책 수립 등의 권한이 주어진다. 사실상 홍콩의 안보기능을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로 촉발된 반중시위대가 '홍콩독립' 등의 구호를 내세우는 가운데, 홍콩보안법 발효 후에는 홍콩보안처가 중심이 돼 이들 시위대를 처벌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중국의 홍콩보안법 단행은 홍콩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있다. 홍콩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질수록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압박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중국은 하이난 자유무역항을 인도양 진출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미국의 특별지위 박탈이 국제사회에서 홍콩의 상징적 지위에 근본적 변화를 초래한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홍콩의 번영이 사회주의체제의 '중화인민공화국'과 외부세계를 잇는 '회색지대'에 바탕을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분야에서 중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핵심관문역할을 해왔다.
 
미국이 세컨더리보이콧(제3자 제재)을 단행할 경우 홍콩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29일(현지시간) 중국 홍콩보안법을 이유로 자국 법률에 따라 보장하고 있는 홍콩특별지위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윌버 로드 미국 상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수출 허가 예외 등 홍콩에 특혜를 주는 미 상무부 규정을 중단한다"고 말했다. 이외에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를 없애기 위한 추가 조치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미국의 엄포 속에서도 중국은 홍콩보안법 법제화를 밀어붙였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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