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재테크)청약미달 현대로템CB도 ‘줍줍’?
대주주 CB청약 불참으로 기회 생겨…현재가-전환가액 갭 '50%'
입력 : 2020-06-15 12:00:00 수정 : 2020-06-15 20:42:11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현대로템이 주주를 대상으로 진행한 전환사채(CB) 발행 청약이 대규모 미달을 기록했다. 현대로템은 남은 금액을 모두 일반 공모로 돌려 오늘 청약을 마감한다. 현재 주가보다 전환가액이 크게 낮아 차익이 기대되는 상황이라 많은 투자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지난주 2400억원 규모로 제30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전환사채를 발행해 청약을 진행한 결과 745억원 정도만 신청, 대거 미달이 발생했다. 이에 12일부터 오늘까지 2영업일 동안 남은 1655억원 규모 CB에 대한 일반 공모 청약을 진행 중이다. 
 
이번 현대로템30 CB는 여러 모로 관심을 가질 만한 발행조건을 내걸었다. 채권 투자기간은 2020년 6월17일부터 2023년 6월17일까지인 3년물 이표채다. 채권의 만기수익률은 연 3.7%지만 표면이율이 연 1.0%다. 3개월마다 연 1.0% 금리로 이자를 나눠주다가 채권 만기일에 연 3.7%에 맞춰 남은 이자와 원금을 한꺼번에 지급한다는 의미다.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이번 CB가 매력적인 것은 채권이자가 아니라 주식 전환가액 때문이다. CB는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이다. 주식을 1주당 얼마로 바꿔줄 것인지는 미리 정하는데 이를 전환가액이라 한다. 지난번 주주 대상 공모 때 정한 전환가액은 1주당 9750원이다. 이번 일반 공모에서도 이 가격은 변하지 않았다. 
 
현대로템 주가는 지난주 1만5050원으로 마감했고 이날 오전엔 주가가 하락해 1만4000원대에서 거래 중이다. 채권을 지금 주식으로 전환한다면 9750원에 주식을 받아 50% 가까운 차익을 낼 수 있다. 
 
다만 실시간으로 주식으로 바꿀 수는 없고, 채권발행 한 달 후인 7월17일부터 주식전환 신청이 가능하다. 또 신청 후 최대 15일이 지나야 주식으로 입고되기 때문에 주식이 계좌에 들어올 때까지는 주가가 9750원보다 높게 유지돼야 차익을 낼 수 있다. 
 
물론 주식으로 받을 때까지 주가가 전환가액보다 높게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다. 주가는 오를 수도 내릴 수도 있지만, CB가 주식으로 전환된다는 것은 부채가 자본금으로 변해 주식 수가 증가한다는 것이고, 전환가액과 주가의 갭이 클수록 주식 전환 신청자와 매도 물량도 늘어날 게 뻔하다. 당연히 주가의 하방 압력이 커지게 된다.
 
이런 사실을 감안해도 지금 기준으로 50%에 가까운 기대이익은 상당히 매력적인 조건이다. 
 
더구나 3.7%라는 채권이자를 보장받은 채 주식 전환을 노릴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주식으로 바꾸기 전에 주가가 전환가액 아래로 크게 하락하더라도, 채권 만기 한 달 전까지 주가가 회복하기를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 있다. 만약 낮은 주가가 채권만기 때까지 지속돼도 주식 전환을 포기하고 연 3.7%의 채권이자를 챙길 수 있다. 즉 법정관리 등 현대로템이 채권을 상환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지 않는 이상 손해 볼 게 없는 투자다. 
 
이렇게 매력적인 조건으로 발행된 채권인데도 대규모 미달이 발생한 것은 현대로템 주식지분 43%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 현대차와 5.11% 지분의 2대주주 국민연금이 불참한 탓이다. 현대차는 본업에 집중하기 위해 빠진 것으로 보이고,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는 A등급 미만의 채권에 투자할 수 없게 돼 있다. NICE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에서 평가한 현대로템 신용등급은 BBB+(안정적)다. 
 
좋은 투자기회인 것은 분명하지만 점검할 부분이 있다. 첫 번째는 재무상태다. 현대로템은 몇 년째 적자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2017년 474억원, 2018년 3008억원, 2019년 3543억원의 순손실(지배주주)을 기록했다. 또 현재 시가총액은 1조2000억원대인데 자본총계는 그보다 적은 1조원 수준이다. 여유가 있는 상황은 아니다. 반대로 해석하면, 그래서 이런 (투자자에게 유리한)조건의 채권을 발행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출처: 미래에셋대우, FnGuide>
 
두 번째는 콜옵션(call option)이다. 회사채 중에는 투자자(채권자)들이 채권만기까지 기다리지 않고 중간에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풋옵션(put option)을 부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대로템30은 투자자가 아니라 회사가 채권을 되살 수 있는 콜옵션이 붙어 있다. 회사에 돈이 생기고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현대로템은 채권 만기 전이라도 채권자들이 보유한 CB를 살 수 있다.
 
콜옵션 조건은 현대로템 종가가 15거래일 연속으로 전환가액의 140%를 초과하는 것이다. 주가가 1만3650원 위에 있는 상태에서 돈이 생기면 채권을 갚을 수 있는데, 이때 회사가 되사는 금액이 액면가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현대로템30은 채권 발행과 함께 증시 채권시장에 상장돼 거래될 예정이다. 이번 공모에 참여해서 채권을 받는 투자자라면 몰라도 채권시장에서 액면가인 1만원보다 비싸게 채권을 매수할 경우엔 나중에 회사가 1만원에 되사는 상황을 감안해서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다. 물론 현대로템 측이 콜옵션을 행사하기 전에 주식으로 전환하면 된다. 또 연 3.7%의 채권수익은 보장된다. 
 
현대로템 CB 청약을 받는 곳은 NH투자증권과 현대차증권이다. NH투자증권은 청약자격조건이 까다로운 편이지만 현대차증권에서는 지금 계좌를 열어도 청약 참여가 가능하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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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경

<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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