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국내 게임업계에서 짧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대형 역할수행게임(RPG)이 여전히 시장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퍼즐과 미니 게임, 여러 장르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캐주얼까지 다양한 게임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습니다. 짧아진 콘텐츠 소비 주기에 맞춰 이용자의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는 데다, 개발 부담과 수익구조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는 평가입니다.
NHN '라인팝', 카카오게임즈 '라이언의 디저트 소트', 컴투스홀딩스의 '컬러스위퍼' 이미지. (이미지=NHN·카카오게임즈·컴투스홀딩스)
2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게임사들은 캐주얼·퍼즐 신작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습니다.
카카오(035720)는 카카오톡에서 별도 앱 설치 없이 바로 즐길 수 있는 미니게임 서비스 '게임칩'을 선보였고,
카카오게임즈(293490)는 퍼즐 등 캐주얼 게임 25종을 공급했습니다. 게임을 내려받는 과정 없이 바로 플레이할 수 있어 이용자의 접근성을 높인 것이 특징입니다.
NHN(181710)은 '프렌즈팝'과 '라인팝' 시리즈 등으로 쌓아온 경쟁력을 바탕으로 캐주얼·퍼즐 신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NHN 관계자는 "숏폼을 비롯한 콘텐츠 시장 전반의 경쟁이 심화되는 환경 속에, 낮은 진입장벽과 짧은 플레이 사이클이라는 캐주얼 게임의 특성이 이용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오랜 기간 축적해 온 경쟁력과 서비스 노하우를 기반으로 캐주얼·퍼즐 신작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직관적 조작과 간결한 게임 시스템 위에 원작 지식재산권(IP)의 캐릭터와 세계관을 자연스럽게 담아낼 수 있어 IP 팬층이 게임으로 유입되는 접점을 넓히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컴투스홀딩스(063080)도 퍼즐게임 '컬러스위퍼'를 선보였습니다. 숫자 힌트를 바탕으로 블록에 색을 채워나가는 직관적인 방식으로, 복잡한 조작 없이 쉽게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게임사들이 캐주얼 장르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달라진 콘텐츠 소비 방식이 있습니다. 게임 역시 숏폼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소셜미디어 등과 이용자의 한정된 시간을 놓고 경쟁하면서 짧은 시간 안에 즉각적인 재미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온라인이나 모바일 게임의 절대적인 이용 시간이 줄어들다 보니 다른 콘텐츠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진입장벽을 낮추고 이전보다 간단하게 즐기거나 빨리 승부를 볼 수 있는 방향으로 트렌드가 전환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존 게임의 복잡한 성장 구조에 대한 피로도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장은 "성장과 레벨업, 아이템 획득 등 목적 달성 중심의 게임에 이용자들의 피로도가 쌓인 측면이 있다"며 "최근에는 복잡한 목표보다 '호모루덴스'처럼 짧은 시간에 단순하게 놀이 자체를 즐기려는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흥행 사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로얄매치', '블록 블라스트' 등 캐주얼 퍼즐게임이 장기 흥행을 이어갔고, '운빨존많겜'처럼 전략과 캐주얼 요소를 결합한 게임도 폭넓은 이용자를 확보했습니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개발과 수익구조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습니다. 대형 게임보다 상대적으로 개발 기간과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고, 복잡한 게임 문법을 익힐 필요가 없어 연령과 성별을 아우르는 이용자를 확보하기에도 유리합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캐주얼 게임은 기간과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인 개발과 운영이 가능하다"며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폭넓은 이용자층을 확보할 수 있어, 특정 이용자층에 집중된 구조보다 안정적 수익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과거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익성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광고와 인앱결제(IAP),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이벤트 등 라이브 서비스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수익원이 다양해졌고, 다른 장르의 성장 요소를 더한 하이브리드 캐주얼도 등장했습니다.
이 학회장은 "아무리 단순한 캐주얼 게임이라도 이용자에게 재미있는 게임으로 받아들여진다면 충분히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대"라며 "게임 규모와 특성에 맞는 비즈니스모델(BM)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장기 흥행을 위한 차별화는 과제로 남습니다. 이 학회장은 "캐주얼 게임은 게임 방식만 놓고 보면 비슷해지기 쉽다"며 "아무리 단순한 게임이라도 이용자가 왜 이 게임을 하는지 납득할 수 있는 스토리와 차별화된 콘텐츠는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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