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아프리카 사업 확대에 시동을 거는 모습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최근 가나를 방문해 현지 유력 인사인 아샨티 제국의 국왕과 회동하면서 가나를 서아프리카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행보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 15일(현지시각) 가나 쿠마시 만히아 궁전에서 오툼포 오세이 투투 2세 국왕을 예방하고 있다. (사진=가나 더팰리스뷰 인스타그램)
21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등 주요 임원진과 함께 지난 14일부터 사흘간 가나를 방문했습니다. 정 회장은 가나의 제2 도시인 쿠마시에 위치한 만히아 궁전에서 아샨티 제국의 국왕 오툼푸오 오세이 투투 2세를 예방하고 현대차의 첫 독자 모델인 ‘포니’ 모형과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회장의 자서전 등을 선물했습니다.
아샨티 제국은 가나 최대 규모의 단일민족 집단으로 정치·경제·문화 전반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권력 집단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의 이번 예방이 단순한 의전 차원을 넘어 현지 사회와의 신뢰를 강화하고 장기적인 사업 기반을 다지기 위한 행보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정 회장은 가나의 수도 아크라의 가나대학교에서 열린 행사에도 참석했습니다. 현대차그룹과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공동으로 마련한 이 행사에는 가나 정부와 산업계, 금융권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으며, 아프리카 산업 육성과 투자 협력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미래 모빌리티와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현대차그룹의 투자 비전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나는 현대차그룹이 서아프리카 진출의 전초기지로 삼고 있는 국가입니다.
현대차(005380) 테마 반조립(CKD) 공장은 지난해부터 가동에 돌입했고,
기아(000270) 아마사만 CKD 고장은 2023년 준공됐습니다. 업계에서는 향후 시장 성장 속도와 정부 지원 정책에 따라 CKD 생산을 넘어 완성차 생산 체제 구축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가나 정부의 자동차 산업 육성 정책도 현대차그룹에는 긍정적인 요인입니다. 가나 정부는 2018년 ‘자동차 발전 정책’을 도입해 현지 조립 완성차에 대해 20%의 부가가치세(VAT)를 면제해왔으나, 지난해 해당 혜택이 종료됐습니다. 현재 정부 차원에서 세제 혜택을 다시 도입하는 방안이 논의되면서, 현대차그룹의 현지 생산 확대와 추가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아프리카는 자동차 보급률이 낮지만 인구 증가와 도시화로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꼽힙니다. 특히 서아프리카는 역내 경제공동체(ECOWAS)를 중심으로 시장 통합이 진행되고 있어 가나를 생산 거점으로 활용할 경우 인접 국가로의 공급 확대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방문은 현지 판매망과 사업 현황을 점검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현지 국왕과 정부, 금융권 인사들을 잇달아 만난 점을 고려하면 단순한 현장 점검을 넘어 중장기적인 아프리카 사업 확대 전략을 구체화하는 행보라는 해석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