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혐·여혐' 부른 이수역 쌍방폭행, 남녀 모두 벌금형
2018년 이수역서 쌍방폭행…남성 모욕·상해 유죄, 여성 모욕만 유죄
입력 : 2020-06-04 17:13:04 수정 : 2020-06-04 17:13:04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지난 2018년 젠더 갈등 이슈를 촉발했던 서울 이수역 인근 주점 사건과 관련 쌍방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녀가 1심에서 각각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배성중 부장판사는 4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여성 A씨와 남성 B씨에게 각 벌금 200만원과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이수역 주점에서 서로에 대한 비하발언을 하며 폭행을 행사한 남녀에게 법원이 벌금형을 선고했다. 사진/뉴시스
 
배 부장판사는 우선 A씨의 B씨에 대한 상해 혐의에 "B씨가 입은 상해는 스스로 A씨의 손을 뿌리치는 과정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형법상 상해죄에 해당하는 상해를 입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무죄 판단했다. 다만 모욕죄에 있어서는 다만 "이 사건은 A씨의 모욕적인 언동으로 유발돼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유죄 판단했다. 
 
B씨의 A씨에 대한 상해 혐의는 유죄로 봤다. 배 부장판사는 "B씨는 당시 A씨의 부당한 공격을 방위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경찰을 피해 도주하려는 목적으로 A씨에게 유형력을 행사한 것"이라면서 "자신을 잡고 있는 A씨의 손을 뿌리칠 경우 그로 인해 A씨가 계단에서 넘어져 다칠 수 있음을 인식하면서도 미필적으로나마 이를 감수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B씨의 폭행으로 A씨가 입은 상해 정도에 비춰 그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모욕 혐의도 유죄 판단했다. 
 
A씨와 B씨는 지난 2018년 11월13일 오전 3시쯤 이수역 인근 맥주집에서 각자 일행들과 술을 마시던 중 시비가 붙어 서로에게 각 2주간의 상해를 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먼저 다른 테이블에 있던 남녀를 향해 "한남충(한국 남자를 비하하는 발언)이 돈이 없어 싸구려 맥주집에서 여자친구 술을 먹인다" 등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다른 테이블에 있던 B씨 등 남성 5명이 "저런 말 듣고 참는 게 쉽지 않은데 대단하다"고 남녀 일행을 옹호하자 A씨 일행은 "한남충끼리 편먹었다" 등의 말을 해 시비가 붙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서로 간에 상해를 가한 뒤 A씨 일행은 B씨 일행을 향해 남성의 성기를 언급하는 등의 모욕성 발언을 했고 B씨 일행 역시 '메갈은 처음 봤다' 등의 발언을 하며 모욕성 발언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나머지 일행 3명은 가담 정도와 상호 합의가 이뤄진 점 등을 고려해 불기소했고, A씨와 B씨에게 각 벌금 200만원과 1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법원은 같은 금액의 약식명령을 내렸지만, 이에 불복한 A씨와 B씨가 정식재판을 청구했고 배 부장판사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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