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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 기회…"정유사, 에너지 전환 서두를 때"
"석유 대체에너지로의 전환 시급하지만"…코로나로 지연되는 '탈석유'
2020-06-01 15:33:42 2020-06-01 15:33:42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세계 각국 정유사들이 코로나19 여파로 공장 가동률을 낮추는 등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이 시기를 활용해 석유를 대체할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힘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코로나19 타격을 받은 각국의 신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가동 시점이 연기되면서 에너지 전환 속도는 다소 더뎌질 전망이다.
 
1일 정유업계와 에너지 컨설팅 업체 리스타드 에너지에 따르면 세계 10대 석유 메이저들이 앞으로 5년간 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에 투자하기로 계획한 금액은 175억달러(약 21조6650억원)가량이다. 이 중 57%(12조2810억원)가량은 노르웨이 국영석유사 에퀴노르의 투자액인 것으로 나타났다. 에퀴노르를 제외한 다른 석유 메이저들의 재생에너지 분야 투자액은 앞으로 3년간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일 정유업계와 에너지 컨설팅 업체 리스타드 에너지에 따르면 세계 10대 석유 메이저들이 앞으로 5년간 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에 투자하기로 계획한 금액은 175억달러(약 21조6650억원)가량이다. 사진은 제주시 한경면 해상에 건설된 국내 첫 해상풍력발전단지 전경. 사진/한국남동발전
 
리스타드 에너지의 한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정유사들의 긴축 재정이 오히려 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붙일 수 있다"며 "석유개발 및 생산 업체들의 인수·합병도 재생 에너지 분야 투자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타격을 받은 각국 정부의 신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진행이 연기되면서 '탈석유' 전환 속도는 늦어질 전망이다. 블룸버그 NEF가 예상한 2020 세계 태양광 자재 수요는 기존 121~152GW에서 약 16% 감소한 108~143GW로 하향 조정됐다. 이는 중국의 대규모 프로젝트 입찰 연기에 따른 수요 감소가 반영된 것이다.
 
풍력발전설비 가동 시기도 연기되는 추세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이동 제한 영향으로 풍력설비 부품의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별로는 이전 전망치보다 유럽은 4.3GW, 미국은 2.4GW, 중국은 1.0GW, 인도는 0.6GW만큼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올해 신규 풍력발전설비도 66.4GW로, 전년보단 증가했지만 기존 전망치보단 하향 조정됐다.
 
한편 국내에서도 정유사들이 친환경 제품 개발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열린 산업발전포럼에서 조용원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코로나19로부터 회복하고 강화된 환경 규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친환경·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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