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렸지만 항공업은 사용 제한 업종이라 직접적인 수혜를 기대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중·소 여행사 패키지를 통해 항공권을 간접적으로 판매할 수는 있지만 이마저도 제약이 많아 항공사 수익과 직결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19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중·소 여행사 상품 구입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며 관련 문의가 늘고 있다. 충청남도 공주 한 여행사 관계자는 "최근 긴급재난지원금을 이용할 수 있는 여행 패키지 구매 문의가 급증했다"며 "다만 현장 결제해야 하고 지역별·카드사별로 제약이 있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긴급재난지원금 현장 신청 첫 날인 지난 18일 오후 서울 성동구 금호2·3가동주민센터에서 주민들이 신청서 접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처럼 재난지원금으로 여행사 패키지 상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됐지만 항공사는 이로 인한 직접적인 수익 증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통 여행사 패키지 상품에는 항공권까지 포함돼 있는데 재난지원금 상품의 경우 항공권을 별도로 구입하도록 한 곳이 많기 때문이다. 즉 여행사 패키지 따로, 항공권 따로 두 번 결제해야 하는 것이다.
재난지원금으로 항공권까지 포함해 구입할 수 있도록 한 곳도 있지만 재난지원금을 수령하기 위해 선택한 카드사가 여행 상품 구매 자체를 허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변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제한 업종에 항공업을 넣은 게 아쉽다"며 "게다가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여행사들이 내놓은 상품도 국내 여행이라 눈에 띄는 효과는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항공업계는 재난지원금 사용 제한 대상으로 항공업을 포함한 것에 불만을 제기한 바 있다.
실제로 국내 여행 패키지가 항공사들 실적 회복에 큰 도움이 되기는 어렵다. 항공사들은 통상 국제선으로부터 얻는 수익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수익 구조상 국제선 매출의 비중을 70~80%로 보고 있다.
다만 재난지원금을 통해 패키지 여행 상품을 살 수 있게 되고, 이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 전반적인 여행 경기가 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는 있다. 직접적이지 않더라도 간접적인 효과는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재난지원금으로 여행 패키지를 구매하려면 카드사에 재난지원금을 통한 여행상품 구매 가능 여부를 확인한 후, 거주하는 곳 지자체에 본사를 둔 여행사에 직접 찾아가 카드로 결제해야 한다. 재난지원금 신청을 한 카드사에도 여행상품 구입이 가능한지를 확인하는 게 좋다. 서울시는 "업장에 따라 사용 가능 여부가 다르기 때문에, 결제 전 업체와 카드사에 직접 문의하는 것이 정확하다"고 말했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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