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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잇따른 막말 논란…이번엔 'n번방' 구설
황교안 'n번방 호기심' 발언, 해명에도 비판 쏟아져…총선 악재 되나
2020-04-02 13:50:24 2020-04-02 13:50:24
[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의 잇따른 막말 논란이 이어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번에는 황교안 대표의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관련한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황 대표의 해명에도 비난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총선에 악재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황 대표는 앞서 지난 1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 회관에서 열린 방송 기자 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 n번방 사건 가입자 신상 공개 문제에 대해 "n번방의 대표도 처벌하고 구속했지만 관련된 사람들에 대해서는 개별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며 "호기심에 방에 들어왔다가 막상 보니 '적절치 않다' 싶어서 활동을 그만둔 사람에 대해서는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오랫동안 n번방에 들락 날락했던 사람들에 대해서는 처벌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가입자 중 범죄를 용인하고 남아있었거나 활동에 참여한 사람들은 처벌 대상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1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 기자 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당 안팎에서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더불어민주당과 민생당 등은 "끔찍한 범죄자에게 관용을 베풀고 싶은 것이냐", "무지와 무능, 무관심이 합치된 구태 인물의 결정판"이라고 날을 세웠다. 당 내에서도 "자꾸 이런 말 실수가 나오면 총선 망한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무엇보다 이 대화방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 대상으로 한 성착취 영상이 제작 및 유포됐고, 2차 유포까지 이뤄졌기 때문에 신상 공개 면죄부로 '호기심'을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해당 대화방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운영진에게 신분증을 통한 본인 인증을 하고, 70만원 이상의 가상 화폐를 송금해야 하는 등 복잡한 절차가 존재하는 만큼 '호기심'이나 '실수'로 참여할 수는 없다는 취지다.
 
논란이 거세지자 황 대표는 별도 입장문을 내고 "'개별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한 것은 법리적 차원에서 처벌의 양형에는 다양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일반론적인 이야기기였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빗발치는 비난에 통합당은 "'n번방' 사건은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당의 입장을 밝혔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n번방에 들어간 사람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명단을 공개하고 일벌백계로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당의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황 대표의 부적절한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28일에는 페이스북에 "마치 교회에 코로나19 집단 감염의 책임이 있는 것처럼 신천지 여론을 악용해 종교를 매도하는 것은 잘못된 처사"라며 "교회 내에서 감염이 발생된 사실도 거의 없다고 한다"고 사실과 다른 내용의 글을 올려 지적을 받았다.
 
전날 통합당 공식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에서 진행자 박창훈 씨가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임기 끝나고 나면 교도소에서 친환경 무상 급식을 먹이면 된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같은 날 인천 연수갑 정승연 후보는 자신의 선거 사무소를 방문한 유승민 의원에게 "존경하는 유 대표께서 인천 촌구석까지 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촌구석' 발언을 두고 '제 2의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통합당은 지난해 10월에도 공식 유튜브 채널에 문 대통령의 속옷 차림 모습을 묘사한 애니매이션을 올려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 "도가 지나친 대통령 비하"라는 비판을 받자 영상을 삭제했다.
 
이에 심각성을 인지한 박형준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이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박 위원장은 전날 선거대책회의에서 "공식 유튜브 방송에서 부적절한 발언이 나온 것에 대해 공동선대위원장으로서 깊은 유감과 함께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각지에서 우리 후보들이 정말 열심히 잘 싸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말 한마디가 선거 판세를 좌우할 수 있음을 숙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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