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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대화 문 열어놓은 미국…"협상에 유연할 준비돼"
안보리 회의서 '경고·설득' 동시에…미 하원, '주한미군 현수준' 의결
2019-12-12 16:33:12 2019-12-12 16:33:12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북한의 미사일 도발 확대 가능성 논의를 위해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미국은 북한에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전하면서도 "협상에 유연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나올 것을 요구했다. 특히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조만간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라 북미 간 막판 협상이 이뤄질지 관심을 끈다. 같은 시기 주한미군 규모를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는 내용의 국방수권법(NDAA) 법안이 미국 하원을 통과했다.
 
미국의 요구로 11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는 최근 북한의 '중대 실험'과 추가적 도발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 미국의 이번 소집 요구는 지난 2017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발사에 대응해 대북제재 결의를 채택한 지 2년 만으로 대북 압박 수위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 회원국의 공동성명이나 추가 제재에 대한 발표는 없었다. 
 
오히려 이번 회의는 당초 예상과 달리 추가 제재 등의 강력한 수준의 대북 압박보다는 '연말 시한'을 앞두고 북미 협상의 길을 열어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은 이번 회의에서 북한을 향한 경고와 우려의 메시지를 함께 반영했다. 우선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북한이 언급한 '새로운 길'에 대한 분명한 경고의 뜻을 전했다. 그는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우주 발사체나 핵무기로 미 대륙을 공격하기 위해 고안된 ICBM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단거리탄도미사일에 대해서도 유엔 대북제재 결의의 명박한 위반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북한이 적대와 위협을 멀리하고, 대신 우리 모두와 관여하기 위한 대담한 결정을 할 것으로 믿는다"며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 안보리는 응분의 행동을 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는 추가 제재 가능성을 열어놓은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병행적으로 행동하고, 합의를 향한 구체적인 조치를 동시적으로 취할 준비가 돼 있고, 우리가 접근하는 방식에서 유연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의 입장 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해당사국으로 참석한 우리 측 조현 유엔주재 한국대사도 "대화와 협력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인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오는 15일께 방한할 예정이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이 제시한 1차 분기점인 '성탄절'을 일주일 여 앞둔 상황에서 비건 지명자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비건 지명자는 이번 방한 때 당초 일본·중국 등 다른 국가를 경유하는 전례와 달리 한국 방문만 계획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한편, 미국 하원은 11일(현지시간) '2020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과 관련한 표결에서 찬성 337표, 반대 48표로 승인했다. 이 법안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선시하는 우주군 창설 등의 내용이 담겼고 주한미군 규모를 2만8500명 선에서 유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미국이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을 늘리기 위해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꺼낼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해소된 것으로 평가된다.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사진)가 오는 15일께 방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인 가운데 북미 실무 접촉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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