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6·3 지방선거 직후부터 이재명 대통령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법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직설적 언어는 줄었고 대결적 언어 대신 정책에 방점을 찍는 게시글이 늘어났습니다. 서울시장 선거 등에서 패배한 결과가 대통령의 SNS 활용법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대체 불가 대한민국'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년 하루 1.8개 꼴…'직접 소통' 강화
10일 이 대통령의 취임 후 SNS(X·페이스북) 게시글을 전수 조사한 결과, 현재까지 대통령의 SNS 게시글은 약 659건을 넘어섰습니다. 지난 1년 내내 하루에 1.8건 꼴로 SNS 게시글을 올린 겁니다.
대통령의 SNS 활용법이 주목받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 1월23일입니다. 취임 후 6개월가량 대통령의 SNS가 크게 주목받은 건 아닙니다. 하지만 1월23일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예고한 X 게시글 이후 대통령의 SNS 정치가 본격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설탕 부담금부터 부동산·경제 정책 이슈까지 대통령이 직접 정책 의제를 이끌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부동산 이슈가 직접적인 성과를 창출하면서 대통령의 SNS '효능감'이 커졌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기도 합니다.
또 국무회의와 X가 연동되며 SNS에서 던진 의제는 국무회의로, 국무회의 메시지는 다시 X로 이어졌습니다. 역대 대통령이 보여주지 못했던 '직접 소통'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대통령의 X가 야당의 비판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한국인 건들면 패가망신'이라는 글을 캄보디아어로 올렸다가 글을 삭제하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외교적 리스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민심 경고등'에 "겸허히"…'정책' 집중
이 대통령의 X 정치는 지지율을 기반으로 '광폭 행보'를 보였습니다. 대통령의 지지율을 근거로 볼 때 6·3 지방선거는 '압승'이 예상됐습니다. 지난 3일 본투표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이 대통령은 X를 통해 투표를 독려했습니다.
하지만 "정치를 포기한 결과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라는 게시글은 야당을 자극했습니다. 이에 야당에서 선거 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이 대통령은 오히려 "민주주의에 대한 공자님 말씀에 화낼 이유가 없다"며 "스스로 도덕적·민주적 판단 기준이 온당한지 극히 초보적인 의논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직격했습니다. 선거 당일 대통령의 메시지가 과도하게 대결적인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문제는 6·3 지방선거 결과가 정부·여당에는 '민심의 경고등'으로 해석되기 충분했다는 겁니다. 이후 이 대통령의 SNS 활용법은 달라졌습니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SNS 게시글이 X 중심에서 X와 페이스북의 균형으로 이동했다는 점입니다. SNS 상에서 페이스북은 긴 글이 가능하고 조금 더 정제된 메시지 위주의 글을 작성하는 데 활용하고, X는 짧은 글로 확산력은 높이는 데 활용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당초 이 대통령의 메시지 중 기념식 기념사 전문이나, 외교 행사 등 정제된 메시지가 페이스북을 통해 전파됐는데요. 지방선거 직후 이 대통령의 페이스북 메시지가 늘어나 지방선거 이후 올린 총 16건의 메시지 중 6건이 페이스북에서 작성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페이스북은 전문가 집단이 많이 선호하고 비교적 정제되거나 공식적 라인을 통한 메시지에 많이 활용하고, X의 경우 대통령이 사실상 직접 하는 경우가 많은 SNS"라며 "X에서는 직접 의견 수렴도 의견 표출도 하고 숙의와 토론도 하는 과정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대통령의 SNS 활용이 지방선거 이후로 달라졌다고 할 건 없다. 기존의 활용 방식을 그대로 가져가고 있다"며 "워낙 개혁의 속도, 일하는 시간에 대한 의지도 강하고 정책의 체감에 대한 중요성도 늘 말하고 있어 SNS에서 정책 메시지에 큰 변화가 있는 건 아니다"라고 부연했습니다.
또 이 대통령이 지방선거부터 현재까지 SNS를 통해 던진 의제는 △공무원 격려 △기념식 기념사 △보이스피싱·마약 등 단속 성과 △국민연금 및 농어촌기본소득 등 정책 관련 △순방 관련 메시지 등입니다. 선거 직전 대통령의 정제되지 않은 거친 언어 대신 '정책'에 방점을 찍은 모습입니다.
이 대통령도 지난 8일 1주년 기자회견 당시 "(선거 후) 한 2~3일은 저도 상태가 좋지 않았다. 결론은 나의 부족함"이라며 "국정 기조는 바뀔 게 없고 조금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날 X에서도 지지율 하락 여론조사 내용을 공유하며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냉정한 국민의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더 낮은 자세로 더 겸손하게, 더 넓게 벌리고 더 많이 포용하며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또 일각에서는 앞으로 2028년까지 2년간 선거가 없는 시기를 맞아, 청와대가 정책의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의지를 나타내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