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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통합 물꼬 텄지만 '탄핵 인식차' 극복 관건
유승민 "탄핵의 강 건너면 대화"…우리공화 "탄핵찬성 반성있어야"
2019-11-07 15:29:21 2019-11-07 15:29:21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제안한 보수통합 논의에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참여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면서 야권발 정계개편 추진의 물꼬가 트이는 양상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갈등 정리가 최대 난관이 될 전망이다. 
 
황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은 모든 것을 통합의 대의에 걸어야 할 때이다. 통합이 정의이고 분열은 불의"라며 통합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유민주세력 통합은 내년 총선과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정권을 심판하고 대한민국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통합 논의를 위한 사전 실무팀을 구성하고 실무협상자로 홍철호·이양수 의원을 임명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황 대표는 현재 유 의원을 중심으로 한 바른당 내 비당권파뿐 아니라 우리공화당과 보수 시민사회 인사들까지 모두 아우르는 보수 대통합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유 의원이 이날 제시한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 등 3가지 조건에 대해서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수용의사를 내비쳤다. 친박(친박근혜)계가 주축이 된 한국당 초·재선 모임 '통합과 전진' 소속 의원들도 회의를 열어 "조건없는 빅텐트를 펴자"고 밝혔다.
 
통합의 물꼬는 텄지만 통합 범위와 방식, 추구하는 가치 노선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유 의원은 보수 통합 논의에 화답하면서도 황 대표의 진정성에 반신반의하는 모습이다. 황 대표가 탄핵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우리공화당도 통합의 대상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유 의원은 "3년 전 탄핵 문제에 매달려 있는 분들과 같이 보수를 재건할 수 있다는 것은 현실성이 없는 생각"이라며 "그런 '빅텐트'가 성공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반면 우리공화당에서는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의원들의 입장 정리가 있어야 통합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홍문종 공동대표는 T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탄핵에 찬성한 사람들이 반성하고, '이제는 다신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해도 될까 말까인데 지금 '잘못한 게 뭐냐'라고 한다"며 "이런 식으로 나가면 저희는 그 사람들과 같이 가는 게 어렵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바른당 내 안철수계가 보수 통합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점도 변수다. 유승민계와 안철수계 의원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신당기획단 공동단장으로 임명된 권은희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황 대표가 보수 대통합을 제안했지만 한국당과의 통합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당 초선 의원들은 이날 당의 전·현직 지도부, 중진 의원들과 잠룡들을 향해 내년 총선에서 험지 출마도 마다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한국당 초선의원 모임 간사를 맡은 이양수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수도권과 같은 전략적 요충지에서 승전보를 전해주시길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이양수 등 초선의원들이 7일 오후 국회에서 당 인적쇄신 등 현안 관련 성명을 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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