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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기 꾸준한 대·대·광, 공급 대비 수요 서울보다 높아
규제 약해 수요 몰려…HUG 대응에 가격 조정될 듯
2019-07-24 14:41:45 2019-07-24 14:41:45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대·대·광(대구, 대전, 광주)’의 부동산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광주 아파트 값은 5대 광역시 평균 매매가격보다 크게 올랐다. 광주를 비롯한 대구, 대전 등도 아파트 구매 수요가 서울보다 높았다. 지방 부동산 시장은 보통 인구 정체, 과잉공급, 지방산업 침체 등으로 미분양 물량이 쌓여 둔화하고 있는데 대·대·광은 이와 상반되는 모습이다. 이들 지역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해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 같은 열기는 조만간 일부분 잡힐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분양가 관리지역 지정 등 정부가 조치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을 알리는 전단이 붙어있다. 사진/뉴시스
 
24일 부동산 큐레이션 서비스 제공업체 경제만랩이 KB부동산의 주택가격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6월~올해 6월 동안 5대 광역시 중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광주 남구로 16.84% 상승했다. 지난해 6월 광주 남구의 아파트는 3.3㎡당 평균매매가격이 952만6000원 수준이었지만 지난달에는 1113만원으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5대 광역시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상승률은 0.78%를 나타냈다. 차이가 무려 21배에 달한다.
 
이어 광주 광산구가 971만1000원에서 1103만8000원으로 13.67% 상승하면서 2위 자리에 올랐고 광주 서구도 919만8000원에서 1038만3000원으로 12.89% 올라 3위를 기록했다. 상위 1~3위를 모두 광주가 차지했다. 
 
광주 주요 아파트의 실거래가격도 대폭 상승했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에 따르면 광주 남구 봉선동에 위치한 ‘금호2’ 전용 84.83㎡는 지난해 6월 2억95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에는 3억8100만원에 거래되면서 8600만원이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광주 남구 서동에 위치한 ‘서동 영무예다음’ 전용 84.93㎡는 3억에서 3억6000만원으로 뛰었다.
 
이 같은 가격 상승으로 아파트 매수세도 대거 몰리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15일 대·대·광 일대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평균 94.1을 기록했다. 대전이 103.4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대구 92.3 △광주 86.5로 나타났다. 서울은 85.6으로 대·대·광 일대의 수급지수는 서울보다 높았다. 매매수급지수는 아파트 매매 수요와 공급 비중을 나타내는 수치다. 0에 가까울수록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상황임을 의미한다. 100에 근접하면 공급과 수요 비중이 비슷하다는 의미다. 
 
이처럼 대·대·광의 부동산 열기가 뜨거운 원인으로는 비교적 규제가 덜하다는 점이 꼽힌다. 전매제한 기간이 짧고 대출 한도가 높아 실수요와 투자수요 모두 몰렸다는 분석이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그동안 대구, 대전, 광주는 비교적 규제가 약했다”라며 “규제를 피한 이들이 이 지역 일대에 몰려 가격을 견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대·광의 부동산 열기가 지금처럼 계속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서울에 견줄만큼 뜨거워지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HUG는 오는 26일부터 입주자모집공고를 받는 대전 서구·유성구, 대구 중구, 광주 광산구·남구·서구 등 6곳을 신규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분양가 심사기준을 보다 까다롭게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오 팀장은 “정부가 늦게나마 규제카드를 내놓으면서, 급등했던 대·대·광 지역에 가격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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