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기업 신용위험평가에 '일본 경제보복' 여파 반영
금감원 "통상분쟁 경영변수 예의주시"…일본시장 비중 큰 롯데 등 타격
2019-07-09 20:00:00 2019-07-09 23:59:06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금융당국이 대기업집단의 신용위험평가에서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따른 영향도 반영하기로했다. 일본 수출제한 규제로 당장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 뿐만 아니라 경제보복 파장이 커질 경우 자동차, 일반화학 사업비중이 큰 대기업 그룹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올해 주채무계열에 대한 신용위험평가의 재무구조 평가에서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는 잠재 리스크가 충분히 반영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3개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국내 주력사업 기업의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기업집단 내에서 해외 사업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해외 변수가 그룹 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며 "미중 무역전쟁에 이어 일본의 경제보복 등 통상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기업의 재무구조 평가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금융사들로부터 일정 규모 이상의 신용공여를 받은 대기업집단을 주채무계열로 선정하고 매년 주채권은행으로 하여금 신용위험을 평가토록 하고 있다.
 
금융기관 신용공여액이 1조5745억원 이상인 대기업집단 30곳이 올해 주채무계열로 선정됐다. 이들 30개 그룹의 소속법인은 총 4574개(지난 4월 기준)다. 주주채무계열의 소속법인 중 해외법인수는 3381개(국내법인 1193개)로 전체의 74%를 차지했다.
 
대기업집단의 신용위험평가를 진행하는 채권단의 재무구조평가에서 해외사업 재무구조 및 실적을 들여다볼 경우 통상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일본 시장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그룹들이 신용위험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과 합작사가 많고 지분 구조가 직간접적으로 얽혀 있는 롯데, 일본 자동차 시장 재진출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현대차, 일본산 소재와 부품을 사용하는 삼성전자 등이 당장 부정적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일본의 경제보복 파장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넘어 국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중소기업도 직격탄을 맞게 된다. 중소기업 신용위험평가는 대기업과 별개로 진행된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일본으로부터 부품 소재를 수입·제조해 대기업에 납품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본 수출규제 여파가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전이된 단계는 아니지만, 대기업에 직접 납품하는 1차 협력업체의 경우 대기업과 함께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