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지분, 롯데쇼핑에 남기는데…공정거래법 위반 피해갈까
롯데 “비계열회사라 문제 없어”…공정위 “지배 여부 검토할 것”…법상 허점 이용 비판도
입력 : 2019-07-01 13:12:19 수정 : 2019-07-01 13:16:18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롯데그룹이 롯데카드 지분 20%를 내부출자 상태로 두기로 한 것에 대해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사측은 롯데카드가 비계열회사로 분류돼 지분 소유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리해석은 다를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적법성 여부를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금산분리 취지와 어긋나게 금융사 지분을 다 팔지 않고 남기는 것에는 법상 허점을 이용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달 28일 롯데쇼핑은 롯데지주가 소유한 롯데카드 지분 13.95%를 취득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롯데캐피탈, 부산롯데호텔 및 개인주주로부터도 주식을 취득해 합계 20.00%를 사들인다는 계획도 밝혔다. 취득목적은 '롯데카드와의 제휴관계 유지를 통한 경영효율성 제고'라고 설명했다.
 
앞서 롯데지주는 지주사 행위제한 위반 해소를 위해 지난 5월 말 롯데카드 지분 79.83%를 한국리테일카드홀딩스(MBK파트너스, 우리은행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이번 지분 처분까지 롯데카드에서 발을 빼는 롯데지주는 리스크를 벗는 듯 보인다.
 
하지만 롯데쇼핑이 대신 짐을 떠안는 모양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자회사는 손자회사가 아닌 국내 계열회사의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 주식을 소유하고 있지 아니한 국내 계열회사를 손자회사로 두게 되면 1년 이내 팔아야 한다. 이에 대해 롯데지주는 1일 롯데카드는 비계열회사이기 때문에 법상 문제가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비계열회사인지 여부는 공정위 판단이 필요하다. 계열회사는 동일한 기업집단에 속하는 경우로, 기업집단 범위는 시행령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준에 의해 사실상 그 사업내용을 지배하는 회사로 규정하고 있다. 그 상세한 규정을 보면, 30% 이상 출연, 최다출연자 등에 해당하지 않아 롯데카드는 비계열회사로 분류될 수 있다. 그러나 인사교류가 있다거나 통상적인 범위를 초과해 동일인 또는 동일인관련자와 자금·자산·상품·용역 등의 거래를 하고 있거나 채무보증을 하거나 채무보증을 받고 있는 회사, 기타 당해 회사가 동일인의 기업집단 계열회사로 인정될 수 있는 영업상의 표시행위를 하는 등 사회통념상 경제적 동일체로 인정되는 회사를 계열회사로 인정하고 있어 논란의 소지가 있다. 시장 관계자는 롯데쇼핑이 롯데카드와 파트너십을 유지하기 위해 지분을 소유하기로 했다는데 통상 거래 범위를 초과한다거나 사회통념상 걸리는 대목은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제휴관계를 유지하려다 계열회사로 인식되면 법 규정에 걸리기 때문에 두고두고 발목을 잡힐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롯데쇼핑은 롯데카드 지분을 20% 확보하게 되는데, 20% 이상 공동출자법인은 손자회사로 인식될 수 있어 금융이나 보험회사를 손자회사로 둘 수 없는 규정에 위반 된다. 공정거래법은 손자회사 지분율을 40% 이상으로 규정하며 예외로 상장법인 또는 국외상장법인이거나 공동출자법인인 경우 20%를 허용한다. 이 예외 규정이 거꾸로 롯데카드가 손자회사로 인정될 근거를 제공하는 셈이다. 공동출자법인은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당한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2인 이상의 출자자가 계약 또는 이에 준하는 방법으로 출자지분의 양도를 현저히 제한하고 있어 출자자간 지분변동이 어려운 법인을 말한다. 이 또한 명확하지 않아 법리해석이 필요하다.
 
공정위 측은 이에 대해 자회사는 대주주가 계열회사가 아닐 때 금융·보험회사 지분을 (일부)가질 수 있는데, 롯데카드가 매각 후에도 실제 롯데가 지배하는 것은 아닌지 법적 검토를 거쳐 위반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이 롯데카드 지분을 계속 보유하면서 금산분리 정책 취지에 역행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과거 SK도 같은 문제로 SK증권을 팔아야 했는데 SK C&C 아래로 이동시켜 규제를 회피하려 했다가 규제 허점을 이용했다는 비난을 많이 받고 매각하게 된 것이라며 롯데도 사실상 지주회사 규제를 무력화시키는 방식으로 법의 미비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비점을 악용하는 롯데와 사각지대를 방치하고 있는 공정위, 정부, 국회가 다 비난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꼬집었다.
  
서울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본사 건물. 사진/뉴시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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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영

뉴스토마토 산업1부 재계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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