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코웰패션의 자회사 모다아울렛의 충주점 개점을 앞두고 중소벤처기업부의 사업조정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중기부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협력법)을 근거로 하는 사업조정 취지에 맞게 자율협의에 초점을 맞춰 중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22일 소상공인업계와 중기부 등에 따르면 충주 성서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은 지난 4일 중기부에 모다아울렛에 대한 사업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지역에 아울렛이 들어설 경우 의류상권인 해당 상점가가 직격탄을 맞게 될 거란 우려에서다. 상인들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상점가에서 이미 운영 중인 브랜드를 아울렛에 입점하지 말아 달라는 내용을 신청서에 담았다.
상인들이 중기부에 사업조정을 신청한 것은 지자체가 아울렛 건축허가를 낼 때까지 상인들과 어떤 논의도 없었기 때문이다. 모다아울렛은 지난해 5월 충주시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은 뒤 착공에 들어가 올 3월 영화관을 입점하는 용도변경을 승인 받았다. 9월 개점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 중인 모다아울렛은 착공한지 1년 가까이 지난 지난 19일에서야 충주시에 대규모점포 등록신고서를 제출했다. 지자체는 사업자가 대규모점포 등록 신청시 제출하는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 검토와 함께 대규모점포 사업자와 지역 상인단체, 소비자 대표 등이 참여하는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 심의를 거치게 된다.
작년 3월 충북 충주 도심 성내성서동 상가에 의류·잡화 복합 쇼핑몰 모다아울렛 입점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재갑 성서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회장은 "지난해 내내 아울렛 입점 반대 시위를 벌여 지역 언론에도 많이 보도됐지만 건축심의 과정에서 상인 피해는 논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며 "최종적으로 할 수 있는 수단이 사업조정밖에 없는 상황에서 조합원들 의견을 모아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통산업발전법상 대규모점포 등록은 지자체의 건축허가와 별개로 진행된다. 이 때문에 지역 인구와 유통시설 규모에 따라 대규모점포 개설 여부를 고려하는 과정이 사실상 생략돼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사업 주체가 상권영향평가서를 작성하고 지역협력계획서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등의 지적을 보완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지만 논의에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사업조정은 이러한 유통산업발전법의 맹점을 보완하는 제도라는 게 중기부 설명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유통법은 산업발전 차원의 법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대규모점포 개점시 피해 당사자의 피해를 구제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며 "영세 상인과 대규모 유통업체와의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는 상황에서 상권을 보호할 제도적 장치가 없는 만큼 상생법을 통해 그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부는 유통산업발전법을 담당하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의해 상인단체와 대규모점포 사업자가 동의할 경우 유통법상 지자체 차원의 협의와 중기부의 사업조정을 동시에 진행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중기부는 지난해 유진기업 계열사 EHC가 낸 행정소송에 대한 항소에서도 자율협의 시도를 거친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 역시 청문회를 앞두고 진행된 업무보고에서 '상생과 공존'의 취지에서 이러한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유진기업이 서울시 금천구에 개점을 준비한 공구매장 에이스홈센터에 대해 중기부는 주변 상인들의 피해가 고려되지 않았다며 3년 개점 연기를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지난 2월 서울행정법원은 1심판결에서 중기부 패소 결정을 내렸다. 중기부는 지난달 15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중기부 관계자는 "자율조정에서 개점 연기나 품목조정 등 권고 비율은 2%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당사자 간 자율협의로 끝난다. 상생법 취지를 살려 당사자 합의를 최대한 유도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과정에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최소한의 경우에만 불가피하게 조정 결정을 내리게 된다. 유진기업 사례도 상인들 실태조사뿐만 아니라 관계기관 등의 의견조정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심의회 위원이 결정한 사안인 만큼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3월 한국산업용재협회가 정부대전청사 앞에서 유진기업의 산업용재 도소매업 진출을 저지하기 위해 총궐기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산업용재협회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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