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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협상 취소 소동…시장 변동성 확대된다
막판 실익 위한 줄다리기…"징벌적 제재 명시도 핵심요소"
2019-01-23 18:00:00 2019-01-23 18: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이번주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회동이 취소됐다는 소식에 다음주 예정된 고위급 회담에 대한 우려가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막판 무역협상을 두고 기싸움에 나선 것이라며 당분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23일 금융투자업계는 간밤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관련해 소동이 있었으나 이를 양국의 막판 줄다리기라고 분석했다. CNBC 등 주요 외신은 미국과 중국은 이번주 중 차관급 당국자가 만나는 기획 미팅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지적재산권 문제를 놓고 입장차가 커 일정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백악관 측은 해당 약속 자체가 없었다며 해명에 나섰지만, 시장에는 영향을 줬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주요지수가 일제히 하락한 것이다. 특히 해당 소식 발표 이후 뉴욕증시의 낙폭이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소동에 대해 과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협상전략 중 하나인 ‘하이볼’ 전략이라고 판단했다. 하이볼 전략이란 극단적 언사로 협상의 상대방을 위축시켜 실익을 얻는 것을 일컫는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캐나다, 유럽과의 협상에서도 하이볼 전략을 구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의 협상이 결국엔 성사될 가능성이 크지만 그 과정에서 실익을 챙기기 위해 강한 제스처를 취하는 기싸움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작년 미국의 무역협상 과정을 보면 약간의 실익을 갖고 가기 위해 자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 있었다”면서 “단기적으로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중국의 경제성장이 미국의 경제성장과 상관성이 높아 결국 미국이 원하는 방향의 무역협상이 체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 역시 “작년의 미-중 무역협상이 원하는 것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만나는 단계였다면, 올해에는 봉합을 전제로 만나는 모양새”라며 “기싸움을 하면서 긍정적으로 봉합해가는 과정”이라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그 근거로 지난주 중국정부가 '무역수지 제로'를 언급한 점을 꼽았다.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주요 품목은 항공기, 곡물, 자동차, 반도체 및 전자부품, 원유와 가스 등이다. 이는 중국정부의 내수 부양책과 연관성이 높다. 약속한 무역수지 제로를 위해 수입을 확대할 경우 해당 품목의 수입규모가 더욱 확대되면서 내수경기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무역협상의 막판 변수는 중국이 징벌적 제재를 공식화하느냐다. 중국이 단기간에 미국정부가 원하는 수준으로 지적재산권을 강화하기는 힘들다. 이를 지키지 않았을 경우에 대한 상응 조치가 명시된다면 양국의 협상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김두언 연구원은 “이번 협상의 핵심은 중국의 징벌적 제재라고 본다”며 “장관급 회담에서도 시장의 기대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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