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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 예보료율 인하 '드라이브'
경영지원본부서 첫 업무보고 받고 예보료 현황 파악…일각 "관과 소통 기대"
2019-01-23 20:00:00 2019-01-23 20:00:00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박재식 신임 저축은행중앙회장이 본격적으로 예금보험료율(이하 예보료율) 인하 전략을 수립한다. 앞서 박 회장이 회장 당선 시 예보료율 인하를 제일 먼저 추진해야 하는 사안으로 꼽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3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취임 첫 해결과제로 예보료율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박 회장은 이를 위해 이날부터 중앙회 주요 본부부서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중 예보료 업무를 다루는 경영지원본부가 1순위로 업무보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이 경영지원본부를 업무보고 1순위로 꼽은 데는 예보료율 인하를 위한 전략 구축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 회장은 앞서 저축은행중앙회장 후보에 출마하며 "저축은행 업계의 가장 시급한 당면 과제는 시중은행에 5배에 달하는 예보료율 인하"라며 "과거 저축은행 사태를 겪은 업계가 건전성을 강화했음에도 타 금융권보다 크게 높은 예보료율을 정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중앙회 회장 투표권을 가진 79개 저축은행들도 박 회장의 예보료율 인하 공약에 지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 한 대표는 "민간 출신인 남영우 후보보다는 기재부 출신으로 금융당국과 예금보험공사 등 관과의 소통에서 박 회장이 우위에 있을 것으로 판단돼 박 회장에게 투표했다"며 "박 회장이 정부 경력을 자부하는 만큼, 예보료율 인하와 관련되서도 당국을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보료는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가 지급불능 상태에 이를 것을 대비해 예금보험공사(예보)가 은행예금에서 빼가는 ‘보험료’ 명목의 돈을 말한다. 보험료율은 업권마다 다른데 저축은행에 적용되는 예보료율(0.4%)은 시중은행(0.08%)의 5배다. 저축은행의 예보료율은 시중은행 외에도 금융투자회사와 보험사, 종합금융회사의 예보료율(0.15%)보다 저축은행보다 2.7배 높다.
 
다만, 일각에서는 저축은행의 예보료율 인하가 현실화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는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 투입된 예보료의 절반도 납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보는 당시 자체계정과 특별계정을 통틀어 예보기금 총 31조7000억원이 투입됐으며 이중 15조원을 회수하지 못한 상태다. 예보는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투입한 공적자금을 2026년까지 회수하고자 특별계정에 모든 금융업권 예보료의 45%(저축은행은 100%)를 투입하도록 했다.
 
예보 입장에서는 저축은행의 예보료율을 인하할 경우 전체 공적자금 회수 계획을 새로 구상해야 한다.
 
저축은행만 예보료율을 인하할 경우 보험사 등 타 금융권의 요구도 빗발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은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예보료) 기준이 논리적으로 합리성·타당성이 부족한 부분이 있지 않나 해서 (금융당국과) 협의하고 있다"며 예보료율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저축은행중앙회 회장 선거에 7명의 후보자가 출마하면서 과거와 다르게 치열한선거전이 벌여졌다"며 "박 회장이 저축은행 업계의 표를 얻기 위해 관 출신으로 예보료율 인하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회장 당선에 가장 영향을 미친 만큼, 예보료율 인하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예보료율 인하 문제는 예보, 금융위, 청와대뿐만 아니라 타 업권 눈치도 살펴야 하는 예민한 문제"라며 "박 회장이 향후 예보료율 인하 문제를 어떻게 매듭짓는지가 저축은행중앙회장으로서의 첫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1일 서울 서초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에서 박재식 신임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저축은행중앙회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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