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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D, '탈LCD' 속도…"OLED만이 살 길"
2018-12-11 16:34:04 2018-12-11 16:49:49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전열 재정비에 착수했다. 중국에 주도권을 뺏긴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의 팹(Fab) 전환에 속도를 높이는 한편 조직 역시 같은 방향에 초점을 두고 개편에 돌입했다.
 
11일 대만 매체인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공장의 8.5세대 LCD 팹 중 하나인 L8-1을 2019년 중반 QD-O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패널 생산라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L8-1은 2단계로 구성돼 월 20만대의 QD-OLED 생산 캐파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과거 대형 OLED 패널 상용화 경쟁에서 수율 한계 등에 직면, LG디스플레이에 무릎을 꿇은 바 있다. 자존심도 허락지 않아 쉽사리 대형 OLED로의 전환을 결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중국발 LCD 공급과잉으로 위기에 직면하자, 다시 수익성이 높은 OLED로 눈을 돌리게 됐다. 대신 QD-OLED라는 대안을 만들었다. 백라이트 없이 유기물질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OLED와 동일하며 청색광원에 퀀텀닷 필터를 더한 고부가가치 패널이다.
  
LCD 의존도가 삼성보다 더 높은 LG디스플레이는 세계 최초의 10.5세대 초대형 패널을 양산하게 될 파주 P10공장에서 LCD를 거치지 않고 OLED 생산라인으로 직행하는 등 승부수를 던졌다. 중국 광저우에서도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8.5세대 OLED 패널 공장 건설이 한창이다. 최근에는 이곳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현지 은행들로부터 200억위안 규모의 투자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전경. 사진/LGD
 
양사는 연말 정기인사에서도 LCD 공급과잉 위기를 탈출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사업구조 개편에 방점을 찍었다.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을 각각 유임시키며 OLED로의 전환을 독려한 가운데, OLED 부문에서 성과를 낸 인사에 대해서는 과감한 승진을 단행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단행한 부사장급 인사에서는 승진자 2명 모두 OLED 기술 개발을 주도한 인물이다. 김태수 부사장은 플렉시블 OLED의 핵심요소 개발을, 백지호 부사장은 모바일 시장에서 OLED 리더십을 강화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LG디스플레이도 IT사업의 수익성 향상에 기여한 김명규 부사장과 함께 크리스탈 사운드 OLED(CSO) 등의 혁신 제품 개발에 참여한 오창호 부사장을 승진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LCD 시장에서는 답이 없다 생각하고 사업구조 전환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며 "중국 업체들이 대형 OLED 패널에서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격차를 벌여 놓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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