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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새노조와 첫 교섭 거부
새노조, 노동위에 분리교섭 요구 방침
2018-10-11 15:35:32 2018-10-11 15:46:55
[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지난달 설립된 SK하이닉스 기술사무직지회(새노조)가 임금 및 단체협상을 위한 교섭을 요청했지만 사측에 의해 거절됐다. 임단협은 노동위원회 행정절차를 통해 결정될 전망이다. 
 
11일 민주노총에 따르면 새노조는 지난달 20일 공문을 통해 이날 회사와의 첫 임단협 교섭을 요청했다. 사측은 10일 새노조에 공문을 보내 이를 거부했다. SK하이닉스는 "(신규 노조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에 따라) 법률상 교섭 요청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회사는 기존 노조(한국노총 금속노련)와의 임단협 진행을 거부 사유로 제시했다. 현재 교섭대표노조는 기존 노조다. 기존 노조는 지난해 4월 교섭대표노조 지위를 얻었다. 때문에 새노조는 기존 노조의 교섭대표노조 지위가 만료되는 2019년 4월까지 임단협을 요구할 수 없다는 게 사측 논리다.
 
SK하이닉스기술사무직지회가 지난 10일 고용노동부 성남지청과 면담을 진행했다. 사진/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새노조는 이에 맞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교섭단위 분리를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현행 노조법에 따라 노동위원회는 노사간 분리 교섭을 지시할 수 있다. 단 직군별로 근로조건이 상이하고, 노사의 임단협이 신규 노조 조합원의 처우를 개선하는데 영향을 미치지 못해야 한다. 때문에 새노조는 기존 노조의 조합원이 이천 및 청주공장의 생산직인 데 반해 새노조는 엔지니어, 연구원, 일반직 등으로 구성된 점 등을 부각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거나, 이후 행정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 
 
새노조는 회사와의 첫 교섭부터 무산된 만큼 향후 조합원 간담회를 열어 의견도 수렴할 계획이다. 노동계에 따르면 현재 새노조 조합원은 1300명을 넘었다. 전체 기술·사무직 직원 중 10% 이상이 가입을 마친 상태다. 설립 두 달째에 불과하지만 조합원 수가 빠르게 늘고 있어 내부적으로 기대가 크다.
 
SK하이닉스가 노조에 전달한 공문. 교섭을 거부하는 내용이 담겼다. 사진/민주노총
새노조는 또 임단협과 별개로 직원의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할 방침이다. 이날 새노조는 직원 1012명(남성 914명, 여성 92명, 무응답 6명)을 대상으로 한 근무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 94.9%는 포괄임금제를 폐지하거나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연봉과 성과평가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고 답한 직원들도 51.7%에 달했다. 이중 21.4%는 "매우 불만"이라고 답했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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