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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에 3차 관세공격…수출전선 먹구름
자동차·철강·석유화학 '비상'
2018-09-18 16:32:09 2018-09-18 16:32:09
[뉴스토마토 황세준·양지윤·왕해나 기자]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열흘가량 앞두고 3차 관세폭탄 카드를 꺼내들면서 핑퐁식으로 진행되던 양국 간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중국도 보복관세로 맞불을 놓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어 세계경제에 드리운 먹구름도 짙어졌다. 미중 간 무역갈등 심화에 따라 한국경제의 마지막 버팀목인 수출이 휘청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17일(현지시간) 오는 24일부터 중국산 수입품 2000억달러(약 224조원)어치에 대해 10%의 추가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미국은 중국 수입품의 절반에 이르는 2500억달러(약 281조원)어치의 제품에 관세를 매기게 됐다. 사실상 전면 봉쇄 조치다. 트럼프 정부는 현재 1097개 품목 500억달러(56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세계경제를 좌우하는 G2가 양보 없는 대치를 이어가면서 국내 산업계의 부담도 커졌다. 미국과 중국은 우리나라의 수출 최대시장으로, 현재 한국경제는 내수 뒷받침 없이 수출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특히 미국의 3차 관세 부과 대상 범위가 넓어졌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들이 직간접적으로 받는 타격은 앞선 무역 규제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에 생산기지를 두고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 기업의 직접적인 피해는 물론, 중국산 완제품에 중간재를 공급하는 국내 부품업계도 간접적 사정권에 들어왔다는 분석이다. 제현정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단 차장은 "이번에 미국의 대중 관세 부과 대상이 대폭 늘어나면서 국내 기업들의 연계 품목도 더 많아졌다"며 "마진이 낮은 업종의 경우 관세율이 10%만 올라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산업계는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자동차업계는 무역보복을 예고한 중국이 미국산을 포함한 외산 브랜드를 전면적으로 배척할 경우를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는다. 미국 상황은 더 좋질 않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자동차 수입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 조사할 것을 상무부에 지시했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평양행을 마다하고 미국행을 택한 것에서 그 절박감을 읽을 수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과 단독 면담을 통해 고율 관세의 부당함을 피력하는 동시에 미국 현지 투자 확대 등의 카드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재는 미국이 이미 한국산 철강재에 대해 수입 쿼터 제한을 걸어 둔 상태다. 올해 쿼터는 이미 대부분 소진한 상태로, 추가 수출길이 막혀 있다. 포스코, 현대제철 세아제강 등 주요 철강기업들은 미 상무부에 쿼터 적용 예외를 신청했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밖에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석유화학업종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 내수시장이 얼어붙을 경우, 국내 기업들의 수출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가전업계는 미국 현지나 멕시코 공장을 활용하고 있고, 신공장도 건설하고 있어 당장 큰 타격은 없어 보인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양국의 무역갈등으로 직접적인 타격은 없지만 미국에서 제재 품목이 계속 늘어나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세준·양지윤·왕해나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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