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곤의 분석과 전망)이해찬의 건투를 빈다
입력 : 2018-09-17 06:00:00 수정 : 2018-09-17 06:00:00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필두로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라인업이 구축된 이후 평가와 전망은 거의 비슷했다. 참신성은 떨어지지만 경륜을 바탕으로 대화와 타협이 훨씬 더 활발해질 것이라는 것.
 
하지만 이후 상황을 보면 별로 그렇지도 않다. 오히려 최근엔 여야 관계가 상당히 싸늘해지는 느낌이다.
 
일단 올드보이들의 힘이 부쳐 보인다. 아직은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는 듯 싶다. 이들이 한꺼번에 귀환했지만 자기 당 내에서 ‘지분’이나 장악력이 높지도 않다. 들으면 섭섭할지 모르겠지만, 이들 중 차기 대선 후보로 대중의 기대가 높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자력으로 ‘지분’을 늘릴 수 있는 가능성도 낮다는 것이다.
 
그래도 따지고 보면, 각 당에서 이들을 찍어 누를 만한 사람도 없다. ‘대주주의 대리인’을 자처하는 인사들이야 나타나겠지만 올드보이들을 감당 못할 거다.
 
특히 민주당 이해찬 대표 상황이 상대적으로 좋다. 그런데 그만큼 어깨도 무겁다. 이 대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른 올드보이들의 공간도 결정되는 모양새다.
 
예컨대 최근 남북 정상회담 추진 과정에서 청와대와 국회의 갈등이 대표적 예다. ‘의도’야 나빴겠냐만, 청와대가 잘못한 것이다.
 
비서실장이 갑자기 TV에 출연해서 국회의장단과 여야 당대표의 방북을 제안했다. 다수 야당은 사전 조율이 전혀 없었다는 반발과 즉각적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예상 가능한 수순이다. 하지만 그 이후 진행은 예상 밖이었다. 대통령과 비서실장은 ‘당리당략’이라는 문구를 사용해 야당을 압박했다. “전달 청와대 원내대표 초청 오찬에서 대통령의 제안이 있었다”는 여당 원내지도부의 공박도 뒤따랐다.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여야 관계가 더 나빠졌다.
 
이 상황을 짚어볼수록 요령부득이다. 먼저 비서실장이 물밑 조율도 없이 TV 생방송을 통해 그런 제안한 것부터 그렇다. 그걸 오히려 ‘정중한 예의’의 근거로 들고 있는데 그건 상대방이나 제3자가 판단할 일이다. 그 다음 입법부 예우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자 대통령 특별수행원 자격이 아니라 정당국회특별대표단이라는 반박이 뒤따랐다. 그런데 정당국회특별대표단 명단을 왜 대통령 비서실장이 정해주나?
 
이 논란이 심화되자 여당 원내지도부도 야당을 공격했다. 그래서 좋아진 것이 있나? ‘당리당략’ 차원에선 이해가 되지만. 차라리 야당 올드보이들은 최소한의 금도를 지켰다. 보수파 특유의 색깔론은 꺼내들지도 않았다.
 
다행히 이해찬 대표는 이 국면에 안 끼어들었다. 부동산 대책 등 민생 문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종부세 강화, 공급 확대 등을 먼저 언급하면서 선제적이고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 만약 이해찬 대표도 ‘당리당략’ 구도에 가세했다면 지난주는 정말 볼만했을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정쟁은 더 격화됐을 것이며 그 와중에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을 것이다. 대중은 “어차피 정치권은 민생 문제엔 관심도 없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다 마찬가지다”고 받아들였을 것이다. 이해찬이 최악은 막은 것이다.
 
이 밖에도 이해찬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주거 정책은 사라지고 부동산 대책만 남은 현 상황이 시급하다. 교육 정책은 사라지고 입시 논쟁만 남은 상황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잘되면 청와대 덕, 못 되면 당의 탓으로 되어있는 이상한 구조를 뜯어고쳐야 할 것이다. 일을 나눠야 책임도 나누고 공도 나눌 수 있는 법이다. 당청 관계만 그럴까? 여야 관계도 마찬가지지.
 
당리와 당략을 찾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내 이익과 남의 이익이 겹치게 만들어서, 궁극적으로 전체의 이익을 늘리는 정치를 못하는 게 문제인 것이다.
 
올드보이 이해찬의 건투를 빈다. 우리 모두를 위해.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taegonyo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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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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