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곤의 분석과 전망)민주당, 당분간 잘 나가겠다
입력 : 2018-07-09 06:00:00 수정 : 2018-07-09 06:00:00
지방선거·재보궐선거에선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이후 야당들은 완전히 쪼그라 들었다. 정치적 사안들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있다. 그러니 민생문제가 상대적으로 더 부각될 수밖에 없다.
 
고용률과 출생률이라는 양대 지표가 다 안 좋다. 최저임금 관련 사안에 대해선, 한 쪽에선 너무 올라서 못 살겠다고 하고 호소하고 반대 쪽에선 이걸론 턱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소득주도성장은 논쟁만 더 커지고 혁신주도성장은 말은 많은데 구체적으로 뭘 하겠다는 것인지 안 보인다.
 
위기라고 하면 과할지 모르겠지만, 답답하게 앞도 잘 보이지 않는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사람들은 항상 화를 낼 준비가 되어있다. 예멘 입국자들을 향해, 성차별 반대 시위에 나선 젊은 여성들을 향해, 신경질적인 노인들을 향해, 시위에 나설 힘도 없는 젊은이들을 향해 다들 서로서로 화를 내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청와대와 여당의 지지율은 몇 주 째, 가파르진 않지만 유의미하게 하락하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민주당이 맞서고 있을 땐 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상당히 강했다. 그런데 여당만 따로 떼놓고 보니...그냥 그렇다.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정말 큰 문제는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여당인 민주당은 무슨 생각을 갖고 있을까?
 
지난 주, 민주당에선 주목할 만한 두 가지 사건이 있었다. 먼저 친문 의원들의 친목 모임이라는 ‘부엉이 모임’이 해산을 결정한 것이고 둘째는 ‘초선 민주당의 내일을 말한다, 민주당 한걸음 더!’라는 초선의원 토론회가 열린 것이다.
 
먼저 부엉이 모임, 이 모임이 입길에 오른 것은 한참 됐다. 이번에도 쉬쉬하면서 넘어가거나, “뭐가 문제냐? 대통령 지키겠다는 게 죄냐”고 여러 우려를 묵살하고 넘어갔으면 분명히 부작용이 커졌을 것이다. 밥만 먹는 모임? 그런 건 세상에 없다. 밥 먹으면서 인사 이야기기도 하고 전당대회 이야기도 하고 그러는 거지.
 
다행인 것은 재빨리 해산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그 구성원들이 바깥의 우려를 인정하고 문제의식을 가졌다는 뜻이다. 그리고 공교롭게 일정이 잡혔지만 그 해산발표 직후 초선의원 토론회도 열렸다.
 
이 역시 좋은 신호다. 초선 의원들이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고, 또 전당대회 앞두고 이런 토론회를 잡은 것 자체가 전략적 포석이다. 전당대회가 본격화되면서 캠프가 구성되면 줄세우기, 줄서기가 횡행하게 된다. 그 이전에 초선의원들이 모여 문제의식을 공유하면 당권에 도전하는 사람들도 집단으로서의 초선의원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토론회 제안자 구성도 전략적이었다. 다섯 명의 제안자 중 최연장자라 좌장을 맡은 최운열 의원은 대표적인 당내 경제통으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영입한 ‘비주류’다. 기동민 의원은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으로 박원순 서울시장과 가깝다. 참여정부 청와대 출신인 김종민 의원과 황희 의원은 ‘부엉이 모임’ 회원이다. 조응천 의원도 문재인 대통령 영입인사긴 하지만 TK-검사 출신이다. 엉뚱한 의구심을 피할 수 있고 혹시 정치적 공격이 들어올 경우 막아낼 스크럼이 되는 절묘한 조합이다.
 
이 토론회에서 여러 의원들은 ‘당이 청와대에 끌려만 다녀선 안 된다. 선도성과 독자성을 가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응천 의원은 차기 당대표에 대해 “대통령의 심기만 생각하는 예스맨이 아니고, 아니다 싶을 땐 청와대에 고언을 해도 진정성을 이해할 수 있는 신뢰관계 있는 분이 대표가 됐으면 한다.”면서 “차기 당 리더십은 핵심 지지층에 끌려가는 게 아니라 지지층을 견인하는 용기있는 분이 돼야 한다”고 했다.
 
문제 의식이 있고, 잘 나갈 때 더 잘 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있으니 민주당이 야당들 보다는 당분간 더 잘할 것 같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taegonyo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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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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