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곤의 분석과 전망)자영업자 세무조사 유예, 뜯어보면 심각한 상황
입력 : 2018-08-20 06:00:00 수정 : 2018-08-20 06:00:00
좋지 않다. 드러나는 지지율에도 반영되고 있다. 국정운영이 좀처럼 내리막길에서 못 빠져나오는 느낌이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살짝 반등했지만, 기계적 반등 외의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어 보인다. 
 
논란이 벌어지는 사안에 대해 어떤 정책이 정답인지에 대해선 제각각 의견이 다를 수 있다. 무엇이 정답인지 당장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지금 청와대와 정부, 여당 즉 당정청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그런 수준인 것 같진 않다.
 
2주 전에도 ‘휴가 복귀하는 대통령에게 교육부 장관이 남긴 교훈’이라는 제목으로 이 자리에 글을 썼다. 교육부가 대입개편공론화위에 책임을 떠넘겼지만, 혹을 붙여서 돌려받았고 먹는 욕의 양만 늘어났다는 내용이었다. 이러 저리 피해다니던 교육부 장관은 결국 지난 주 금요일, 카메라 앞에 서서 누더기가 된 대학입시 개편안을 직접 발표했다.
 
그런데 그간 상황은 더 안 좋아지고 있다. 다른 새로운 문제들이 생긴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입 모아 지적한 문제들이 더 심화되고 있다는 점은 좀 심각한 상황이다.
 
교육부, 복지부, 국토교통부 등 전형적으로 ‘삶’을 담당하는 부처들에서 연달아 일이 터지고 있다. 입시제도, 국민연금에 대한 정부 입장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그런데 그 비난의 내용들은 대체로 “오락가락한다” “장관 말, 청와대 말 다르다” “다음 정부(2022년 이후)로 떠넘기고 있다”는 식이다. 진보적이라서 혹은 보수적이라서 욕먹고 있는 게 아닌 게 실은 더 문제다.
 
이러다보니 더 마음이 급해지고 스텝이 꼬이게 된다. 그러면 엉뚱한 소리들이 나오게 된다. 자영업자에게 세무조사를 유예해주겠다는 발표가 그렇다. 청와대와 국세청의 설명은 ‘이 조치로 혜택을 보는 사람은 매우 많다’ ‘그런데 세수 결손은 없다’는 것이었다. 현장과 전문가들에게서 동시에 싸늘한 반응이 쏟아졌다. 그런데 청와대 대변인은 그 다음날 “이건 대통령이 먼저 지시한 것”이라고 추가브리핑을 했다. 문제가 많다.
 
첫째 효과의 문제다. 세수 결손은 없다는 말은 세금 덜 걷는 건 아니라는 말이 된다. 게다가 세금 낼 일 많거나 세무조사 당할 위험 있는 자영업자들은 상대적으로 형편 좋은 사람들이다. 가만 들여다보면 영세자영업자들 원성이 높아지면 형편 좋은 자영업자들에 대한 지원책이 쏟아지는 구조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대책들도 그랬었다.
 
둘째 민주주의와 제도 문제다. 대통령이 갑자기 지시하고 국세청이 복명하는 식으로 조세를 다루는 것이 옳은가? 세금과 세무조사에 대한 지금 청와대의 인식은 적절한가? 이런다고 어차피 세수가 줄어드는 것도 아니라는 인식이 깔려있어서 이 방안을 꺼내들었다면 더 문제다. 솔직하지도 않다는 이야기니까.
 
셋째, 소통의 문제다. 이 방안에 대해선 현장과 전문가들에게서 동시에 싸늘한 반응들이 쏟아져 나왔다. 언론 보도들도 거의 모두 떨떠름했다. 그런데 그 다음날 청와대 대변인은 이 방안이 대통령에게서 시작된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청와대는 이 방안의 반응과 효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민심이 청와대로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거나, 혹은 청와대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대체로 정책은 실리, 명분, 정치적 효과라는 세 가지 요소를 고려해서 결정하기 마련이다. 세 박자가 다 맞는 것이 제일 좋지만 경우에 따라선 셋 중 하나나 둘에 힘을 싣기 위해 나머지가 약하더라도 결단을 내릴 때도 많다. 셋 중 하다도 못 얻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일부러 그럴 리는 없으니 뭘 모를 때만 발생할 수 있는 사례기 때문이다. 전반적 재정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개각 말고 답이 있을까 싶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taegonyo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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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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