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총괄하는 정의선…당면과제는 '지배구조 개편'
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으로 승진…차기 회장 역할 수행하며 승계 준비
입력 : 2018-09-16 16:50:44 수정 : 2018-09-16 16:52:30
[뉴스토마토 황세준 기자]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수석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서두른다. 경영 참여 19년 만에 그룹을 총괄하게 된 정 수석부회장이 당면한 최대 현안은 지배구조 개편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4일 정 부회장을 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으로 임명했다. 정 부회장은 부친인 정몽구 회장의 역할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경영 전반을 챙기고 총괄한다. 현대차는 이번 인사에 대해 "글로벌 통상문제 악화와 주요 시장의 경쟁구도 변화 등 경영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그룹 차원에서 통합적 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몽구 회장의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산업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아 그룹의 미래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역량 강화의 일환"이라고 부연했다.
 
 
현대차에서 그룹 전반을 총괄하는 수석부회장 직급이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1999년 현대차 이사로 경영에 참여했고 2001년 상무에서 전무로, 2003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05년에는 기아차 사장을 맡았고 2009년 현대차 부회장에 올랐다. '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란 직함이 의미하듯, 정 부회장은 부회장단 및 계열사 최고경영진 위에서 사실상 차기 그룹 회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특히 이번 인사가 정 회장의 결단에서 비롯됐다는 점에 재계는 주목한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그룹 경영 전반의 주요 사안에 대해서는 정 회장에게 보고하고 재가를 받아 실행하게 된다"며 "정 회장을 보좌하는 역할"이라고 강조, 후계자이자 2인자로서의 역할에 한정했다.
 
정 수석부회장이 당면한 최대 과제는 '지배구조 개편'이다. 이는 곧 경영권 승계와 직결된다.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는 현대차는 현 정부 들어 지주사 전환 압박에 시달려 왔다. 일감몰아주기 또한 현대차를 괴롭히는 단골 메뉴였다. 이를 해결하고자 현대모비스를 분할하고,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안을 내놨으나 시장의 반대로 철회한 바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 정부의 압박이 여전해, 정 부회장으로서는 이른 시일 내에 새로운 카드를 내놔야 하지만 마땅한 돌파구가 없어 고민은 깊다. 중국과 북미 등 최대 전략시장에서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정 부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주주 친화 및 책임경영 차원에서 정 수석부회장이 계열사 등기임원에 추가로 선임될 가능성도 있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 기아차, 현대제철, 현대모비스 등 4개사 등기임원을 맡고 있다. 현대차 측은 "등기임원 선임 여부는 각 계열사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결정할 사안으로 이번 인사와는 별개"라고 말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그간 현대차의 '체질'을 바꾸는 데 주력해 왔다.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지금껏 해왔던 제조업 방식의 접근이 아닌, 아닌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개방형 혁신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그는 지난 2006년 폭스바겐 출신인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한 이후 올해까지 12명의 외국인 임원을 영입하며 '기술 순혈주의'도 깨뜨렸다. 올해 들어서는 토마스 쉬미에라 현대차 고성능사업부장(BMW 출신), 마이크 지글러 현대차 상용 R&D전략실장(다임러트럭 출신), 마크 프레이뮬러 현대차 상용해외신사업추진 이사(벤츠 출신), 마틴 붸어레 미래기술전략실장(BMW코리아 출신), 코넬리아 슈나이더 스페이스 이노베이션 담당 상무(폭스바겐 출신) 등의 영입을 주도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직접 글로벌 현장을 누비며 협업과 M&A도 주도했다. 현대차의 전체 타법인 출자 건수 중 지난 2년여간 이뤄진 게 절반(계열사 및 범현대 제외)에 달한다. 올 초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는 향후 5년간 차량 전동화, 스마트카, 로봇·인공지능, 미래 에너지, 스타트업 육성 등 미래 사업에 2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그룹 차원의 청사진도 제시한 바 있다. 한편 정 부회장은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북한 평양에서 열리는 3차 남북 정상회담에는 일정을 이유로 불참한다. 대신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이 경제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황세준 기자 hsj12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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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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