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식 공사셈법에 건설사들 긴장
원가공개에 표준시장단가 적용…타 지자체로 번질까 노심초사
입력 : 2018-08-09 16:25:27 수정 : 2018-08-09 16:25:27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공공공사와 관련해 원가공개와 비용 산정 방식이 업계 이슈로 떠올랐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공공공사 원가공개와 비용 산정 방식에서 표준시장단가 적용을 천명하면서 건설업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다른 지방자치단체로 확산될 경우 건설업계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 지사는 공공공사와 관련해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는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먼저 10억원 이상의 공공공사에 대해 설계내역서, 도급내역서, 하도급내역서 등 원가를 공개해 공사비 부풀리기를 잡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시절 전국 최초로 시 발주 공사에 대한 세부내역과 공사원가를 홈페이지에 공개한 바 있다. 이 지사는 이를 통해 예산을 절감하고 복지 사업 지원을 확대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 지사는 이어 추정가격 100억원 미만 공공공사에 대한 비용 산정 방식으로 ‘표준품셈’이 아닌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할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공표했다. 일반적으로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하면 표준셈법보다 공사비가 더 낮게 책정된다. 공공공사에 대한 공사비를 더 낮추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그러나그동안 공사비가 낮으면 부실공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표준품셈을 적용해왔다.
 
그러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해 발주한 분당 서현도서관 입찰에 369개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가 예산 낭비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서현도서관 입찰에 많은 건설사들이 참여하면서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인식에서다. 서현도서관은 오는 11월 준공 예정이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한편으로 업체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한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건설업은 기본적으로 수주산업이다. 수익이 나지 않아도 뭐라도 수주해서 회사를 돌려야 직원들 월급이라도 줄 수 있기 때문에 수주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많은 건설사들이 입찰에 참여했다고 돈이 남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어쩔 수 없이 그런 공사라도 해야 되는 상황을 이해해야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원가공개와 관련해 다른 산업과 비교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애플이 휴대폰 원가를 공개하나. 왜 건설사에게만 그런 것을 요구하는지 모르겠다. 일반적으로 건설사는 나쁜 기업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 같다”며 “원청업체의 낙찰 원가를 낮추면 그 밑으로 하청업체까지 원가를 낮춰야 된다. 부실공사가 발생할 수밖에 없도록 떠미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등에선 세금을 쓰는 공공공사인 만큼 비용 출처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반론이 존재한다. 

공공기관이 발주한 건설현장.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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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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