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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상장 신청…현중그룹 사업구조 개편 마지막 퍼즐 푸나
2018-07-11 18:16:56 2018-07-11 18:17:00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현대오일뱅크가 한국 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내고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현대오일뱅크는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손꼽힌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오일뱅크 상장을 통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고 지난해부터 추진한 사업구조 재편을 이른 시일 안에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11일 현대오일뱅크는 거래소 유가증권 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했다. 앞서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해 12월26일 재무건전성 강화와 신사업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의 IPO를 결정, 올해 10월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번 상장 예비심사 신청은 코스피 상장을 위한 마지막 단계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오일뱅크의 최대주주로 91.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다.
 
1964년 11월 설립된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원유 정제처리업체로, 핵심 계열사 중 하나다. 정유화학 업황 호조와 비정유 사업 확대 등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액 16조3762억원, 영업이익은 1조2605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보다 37.8%, 30.5% 증가한 수치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현대오일뱅크가 상장되면 기업가치가 7조원에서 최대 10조원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지주가 20% 안팎의 구주와 신주 발행을 동시에 진행할 경우 약 2조원의 현금을 확보할 전망이다.
 
특히 올 초 정유업종의 유망주였던 SK루브리컨츠가 예상을 깨고 상장에 실패하자 오히려 현대오일뱅크로 자금이 몰릴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힘을 얻는다. 업계 관계자는 "SK루브리컨츠는 시장상황과 어긋난 수요예측을 했던 게 패인"이라며 "현대오일뱅크가 주관사들과 시장상황에 대해 얼마나 원활하게 소통할 것인지가 상장의 성공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 대산에 위치한 현대오일뱅크의 BTX 공장. 사진/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는 고배를 마신 SK루브리컨츠와 공통점이 많다. 상장 시장에 보기드문 '조 단위' 대어로 꼽히는 데다 정유와 윤활기유라는 사업 연관성, 과거 상장 실패를 경험했다는 점도 같다. 현대오일뱅크는 2012년 최대 2조원 규모의 IPO를 추진했지만, 당시 원유가격 급락과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 등 시황 악화로 상장을 철회한 아픔이 있다. 현대중공업은 2010년 금융비용을 포함, 주당 2만원 안팎에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매입했는데, 당시 실적으로는 주당 2만원 이상의 공모가를 받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SK루브리컨츠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기대보다 저조한 결과를 받아들고 상장에 실패했지만, 현대오일뱅크는 예정대로 상장 절차를 착착 진행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은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 중인 현대중공업그룹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이자 사업재편의 마지막 퍼즐이다. 따라서 SK루브르컨츠와 달리 그룹에서 반드시 상장에 성공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을 통해 올해 안으로 그룹 내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할 계획"이라며 "현대오일뱅크 기업공개를 시작으로 향후 지배구조 투명성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가 상장되면 2016년부터 진행해온 현대중공업 경영개선계획은 사실상 마무리 된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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