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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제로섬 아닌 보완관계의 공청단·당중앙
2018-07-05 06:00:00 2018-07-05 06:00:00
최근 중국공산주의청년단 대표대회에서 허쥔커 상무서기가 제1서기로 승진했다. 친이즈 1서기 낙마 이후 공석이된지 9개월여 만이다. 왕후닝은 당중앙을 대표해 축사를 낭독했다. 그 메시지는 압축적이다. 당내 일상 업무든 국가의 대외 업무든 언제나 당이 중앙에 있어야 하고, 모든 것을 당이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허쥔커도 ‘시진핑 사상’을 전면에서 강조하고 따를 것임을 분명히 천명했다. 당중앙은 공청단에 힘을 실어주고 공청단은 당중앙의 지도에 충성하는 모습으로 화답한 모양새를 연출한 것이다. 
 
공산주의청년단이든 중국공산당이든 그 중심 역량을 구성하는 것은 일정한 엘리트 의식과 능력을 구비한 간부들이다. 그들은 일정한 시기를 지나게 되면 공청단에서 자연스럽게 중국공산당으로 삶의 터전이 이전된다. 공청단 제1서기 출신 가운데 영전하지 않은 사람은 친이즈 지난 17대 제1서기 한 명뿐이다. 후춘화, 루허 등 공청단 중앙 제1서기는 여전히 국무원 부총리, 자연자원부 장관으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시진핑 천하에서도 여전히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다. 청년 간부를 매우 중시하는 중국정치 전통에서 보면 이번 공청단 대회는 오히려 향후 중국정치의 핵심 역량으로 올라설 젊은 간부들의 출현에 주목해야 한다. 그 가운데 특히 허쥔커 제1서기와 푸전방 서기가 두드러진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2일 중남해에서 새롭게 선출된 공청단 중앙 서기처 서기와 집단 면담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시진핑 주석은 새롭게 선발된 공청단 지도부가 당중앙의 기대대로 신시대 공청단의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공청단은 당중앙의 목표에 따라 당중앙에 충성하라는 그 이상도 그 이하의 말도 아니다. 그 길에서 다시 주목받는 사람도 바로 허쥔커 제1서기와 푸전방 제4서기다. 
 
공청단 제1서기가 성부급 지위를 갖는다는 점에서 허쥔커는 성부급 자원이다. 1969년생으로 ‘60후’와 ‘70후’의 중간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시진핑 주석이 집권 연장을 통해서 장기집권으로 나아가는 경우 간부층의 변화는 ‘50후’에서 ‘60후’를 건너뛰어 바로 ‘70후’로 후계구도가 짜여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 경우 ‘60후’와 ‘70후’를 연결해주는 교량역할로서 허쥔커 같은 사람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과감한 건너뛰기를 통해서 간부 세대 교체가 이루어지는 경우 조직 안정성, 업무 연속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완충의 역할이 필요하고 그 역할을 수행할 주체가 바로 허쥔커일 수 있어서다.
 
만약 시진핑 주석이 집권 연장과 함께 과감하게 세대교체를 추진하게 되면 그 혜택은 ‘70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시진핑의 나이도 있고 ‘70후’가 현재 대부분 청국급 간부에 포진돼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바로 이번에 제4서기로 연임에 성공한 푸전방이 자리잡고 있다. 푸전방은 지난 2013년 6월에 개최된 공청단 제17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제7서기로서 깜짝 발탁되었다. 1975년 생으로 당시 38살의 신예였다. 그런 그가 이번에 재차 서기처 서기로 유임되었으며 오히려 세 단계 서열을 줄여서 제4서기가 되었다. 그리고 그는 청화대학 학맥이고 경제학 박사이며 젊은 간부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2016년 5월 100여명의 청년 대표단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한 적도 있다.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공청단은 말 그대로 당의 후비역량을 키워내고 관리하는 거대 조직이다. 이미 관료주의 병폐로 지목받고 비리의 온상으로 낙인찍혀 대대적인 조직과 재정의 압력을 받고 있다. 이번 공청단 대회는 조직의 안정에 힘을 실어주고 여전히 후비간부 역량을 키워야 하는 당중앙의 이해와 조직의 필요성에 충실하면서 자신의 역할을 회복하는 동시에 위기를 기회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공청단의 이해가 서로 맞아 떨어진 결과다. 공청단에게 당중앙의 절대적 지지는 조직의 안위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이고 당중앙에게 공청단은 간부를 선발, 배양해주는 화수분과 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청단과 당중앙은 파벌적 시각에서 보면 제로섬 게임이지만 상호 필요성에서 보면 보완관계다. 공청단에 대한 실사구시적인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이유기도 하다. 공청단 젊은 간부들이 성장해 당과 국가의 동량이 되고 이들의 움직임에 동북아와 한반도 그리고 한중관계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양갑용 성균관대학교 성균중국연구소 연구실장 jiay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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