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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시장 성장 폭발적인데…깜깜이 의류건조기 에너지 효율
2018-06-27 15:27:28 2018-06-27 15:27:28
산업 1부 왕해나 기자.
여름이 찾아왔다. 기온은 30도를 웃도는데 연일 내리는 비에 습도도 치솟는다. 베란다에 널어놓은 빨래는 마르지 않고 실내에 들여놓은 빨래에서는 쉰 냄새가 난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고자 출시된 의류건조기는 지난해와 올해 미세먼지 이슈까지 타고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2016년만 해도 시장 규모가 10만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60만대, 올해는 연간 100만대를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의류관리기 시장도 지난해 12만대에서 올해 20만대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여름철 땀이나 비에 젖은 옷을 쉽게 말리고 냄새까지 제거할 수 있어 인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LG전자가 유일하게 의류관리기를 생산했지만 올해는 코웨이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출사표를 냈다.
 
하지만 의류건조기나 의류관리기를 대하는 소비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냉장고나 세탁기, 에어컨 등에 으레 붙어있는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 스티커를 찾아볼 수 없어서다.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관리공단이 사실상 모든 가전의 에너지 소비효율과 사용량을 다섯 단계로 나눠 표시하도록 한 제도다. 제품이 1등급에 가까울수록 전력이 적게 든다.
 
가전업체들의 의류건조기 마케팅 포인트 또한 낮은 전기료에 있다. LG전자는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기술을 사용해 세탁물 5㎏을 건조하는 경우 전기료가 117원에 불과하다고 자랑한다. 삼성전자 역시 5㎏ 건조시 전기료가 130원 정도밖에 들지 않는다고 말한다. 의류관리기도 마찬가지다. LG전자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인버터 컴프레서를 탑재해 전기 사용량을 줄였고, 코웨이도 히트 펌프 기술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부가 공인하는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이 없어 객관적으로 확인할 방법이 없다. 더구나 의류건조기는 건조 방식에 따라 소비전력이 천차만별이다. 가스 연소를 통해 나오는 열풍으로 빨래를 건조하는 가스식, 습기를 물로 응축해 내보내는 전기식으로 나뉜다. 전기식은 다시 70~80도 열풍으로 말리는 히터식과, 특수 냉매를 활용해 습기만 제거하는 히트 펌프식으로 구분된다. 의류관리기 역시 소비전력에 대한 정보가 적어 제조사 설명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 의류건조기와 의류관리기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한 지 3년이 지났다. 정부는 아직 에너지 효율등급 마련을 위한 연구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정부는 의류건조기 시장이 열린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의류관리기 시장은 그동안 한 업체가 독점해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전력 소비효율을 홍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싶은 가전업체, 에너지효율을 여름철 전력관리에 참고하고 싶은 소비자 모두 답답한 상황이다. 정부의 조속한 기준 마련으로 소비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왕해나 산업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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