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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이경준 한국연금투자자문 이사 “비정상적 IPO 시장…금융당국 소통 필요해"
IPO 관련 정보 제공 텔레그램 채널 운용…2400명 모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자산운용사 설립이 목표
2018-06-15 08:00:00 2018-06-15 08: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최근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주식 정보나 공시, 뉴스 등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Telegram)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2억명 이상이 쓰는 텔레그램은 암호화 기술을 기반으로 사용자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메신저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국내 증권가 관계자들이 텔레그램을 많이 쓰는 이유기도 하다.
 
증권업계 리서치센터도 텔레그램으로 펀드매니저·애널리스트 등 각 전문가들을 위한 채널을 만들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단연 돋보이는 채널은 ‘이경준의 IPO Notice'다. 기업공개(IPO)와 관련된 뉴스, 주요 일정, 상장 기업의 심사 승인 및 소식을 발 빠르게 전달한다. IPO 시장이 활기를 띄면서 덩달아 채널 구독자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현재 총 2400여명이 구독하고 있으며 이들은 주요 증권사 IPO 관계자부터 전문투자자, 애널리스트 등 IPO 정보를 원하는 전문가들이 모였다.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이경준 한국연금투자자문 이사는 혁신홀딩스 대표이자 파워리퍼블릭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으면서 저녁에는 고려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까지 다니는 등 연일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IPO 전문가로 알려진 그는 이미 고유계정 운용 수익률이 4개월 만에 100%를 초과 달성했다.
 
이경준 한국연금투자자문 이사. 사진/신송희 기자
-하고 있는 업무는 무엇인가.
한국연금투자자문사에서 IPO(기업공개) 나 스팩(SPAC) 등의 주식운용 업무를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IPO를 통해 공모주 상장이 진행되면 애널리스트·펀드매니저 미팅에 참석해 분석 리포트를 작성한다. 그리고 수요예측에 참여할 지 여부를 결정하는데 철저히 분석을 기반으로 투자를 결정한다.
 
우선 IPO 기업을 파악하는 데 있어 첫 번째로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1차로 분석한다. 그리고 경영진과 사전간담회 등을 통해 2차 분석을 하고, 마지막으로 수요예측 전 기관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파악해 최종 수요예측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
 
아울러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상장사 IR컨설팅 및 비상장사 IPO 컨설팅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혁신홀딩스 대표를 맡고 있다. 주로 입소문을 들은 기업들이 찾아와 컨설팅을 요청하고 이들 기업이 성공적으로 상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파워리퍼블릭에서는 IPO 총괄 업무를 맡고 있다.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호기심이 많다. 초등학교 때부터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했고 사회에 나와서는 텔레마케터 영업사원, 연예기획사 사원, 기자 등 다양한 일을 해봤다. 컴퓨터학부를 주전공으로 심리상담학 부전공, 복수전공으로 경영학도 이수했다. 국가 자격증만 총 17개를 보유하고 있다. 궁금증이 생기면 달려들어서 해보는 편이다. 지금 이 자리까지 온 것도 어떻게 보면 궁금증이 원동력이 됐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처음 주식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사실 주식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처음 주식 투자를 했다. 투자한 분야는 기업공개(IPO) 관련 공모주였다. 신기하게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인데도 수익을 냈다. 돈을 벌다 보니 계속해서 투자를 하게 됐다. 문제는 점차 과감한 투자를 하다가 결국 20대 후반에 억 단위의 빚을 졌다. 이 후에 빚을 갚고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증권업계로 입성하게 됐다.
 
-IPO 전문가가 볼 때 현 주식 시장은 어떤가.
IPO는 완전히 공평한 시장이다. 투자하는 스타트가 모두 동일하다. 상장 전까지는 제출된 증권신고서를 바탕으로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코스닥벤터펀드 출범 이후에 시장이 비이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코스닥벤처펀드 출범 이후 돈은 조 단위로 몰려 있는데 투자할 대상은 한정돼 있다. 자연스럽게 기업의 밸류에이션 판단보다는 일단 돈을 베팅하려는 경향이 커졌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펀드를 조성해놓고 고객들에게 다시 돈을 돌려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코스닥벤처펀드로 공모주 청약을 받은 투자자는 확약 기간에 따라 길게는 6개월, 짧게는 15일 만에 매도할 수 있다. 대부분의 공모주들은 초기에 주가가 많이 오른 상태이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장기 보유보다는 단기에 매도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 같은 문제는 개인투자자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벤처 혹은 중소기업에 자금이 흘러들어가 생태계를 활성화 시키겠다는 기존의 의도와 다르게 시장이 흘러가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지금 정책을 바꿀 수도 없다. 앞으로 코스닥벤처펀드 출범 1년 후에는 곪은 문제들이 터질 수 있다.
 
또한 상장 기업만 놓고 봐도 거품이 심하다. 들어오면 안 되는 기업까지도 주식시장에 들어오고 있다. 과거 정부가 많은 기업들을 상장시켰고 이번 정부 역시 경제 활성화의 취지로 상장 기업을 늘려야 한다는 목표가 있다. 이 때문에 다소 우량하지 않은 기업들도 상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업들에도 돈이 몰리고 있고 개인투자자의 경우 주가가 오르는 기업에 쉽게 현혹될 수 있어 2차 피해까지 우려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이 대형 운용사들과 머리를 맞대고 정책을 짤게 아니라 실제 시장에 퍼져 있는 다양한 이해 집단과 소통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의 목표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자산운용사를 만들고 싶다. 혼자 잘 먹고 잘살기 위해서가 아니다. 저로 인해 다수의 사람들이 이익을 공유하기를 원하다. 또한 지금은 비상장 기업에 IPO 컨설팅을 돕고 있지만 나중에는 내가 만든 회사가 IPO를 하는 모습까지 꿈꾼다. 아직 먼 미래일 수도 있겠지만 그날이 올 때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이경준 이사 약력 ▲한맥투자증권 파생운용팀 ▲LIG투자증권 IB사업본부 ▲아샘투자자문 운용팀 ▲JP에셋자산운용 이사 ▲대덕자산운용 이사 ▲한&파트너스자산운용 이사
 
이경준 이사가 대학교 투자동아리 모임에서 주식이나 부동산 등 관련해 강연하는 모습. 사진/이경준 이사 제공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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