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혼여성 중에도 자궁•난소에 혹이 생겨 치료받는 케이스가 적잖다. 이 가운데 가장 흔한 게 ‘자궁근종’이다. 자궁근종은 일종의 양성종양으로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어 임신 전 산전검사나 건강검진 때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표적인 증상이 생리량이 늘어나는 ‘월경과다’다. 하지만 매달 겪는 생리인 만큼 이런 경우 보통 ‘스트레스 탓’으로 여기며 방치하기 십상이다. 이밖에 갑자기 골반통•생리통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며 일상생활이 힘든 사람도 자궁근종•자궁선근증 등 자궁질환을 의심,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손성경 대전더블유여성병원•산후조리원 원장은 “자궁•난소질환은 가족력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어머니, 이모, 언니, 여동생 등이 근종을 갖고 있다면 본인도 정기적으로 산부인과 초음파검사를 받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자궁근종을 가볍게 여겨 방치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궁근종이 자궁내막에 위치할경우 유산이나 불임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등 임신에 부정적이므로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며 “심한 경우 근종 크기가 커져 배가 나오는 것을 단순히 살이 찐 것으로 오인해 10cm가 넘는 근종을 제거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자궁근종은 크기, 위치, 개수, 성질, 환자의 나이 등에 따라 치료법을 달리할 수 있다.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약물이나 호르몬 치료 등 보존적인 방법을 활용한다. 반면 크기가 크고, 출혈•통증 등 증상이 악화되거나, 불임•유산을 유발할 조짐이 보인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 자궁근종 수술법으로 각광받는 게 내시경수술 중 하나인 ‘단일공 복강경수술’이다.
대전 W여성병원은 2009년부터 자궁•난소 양성종양 및 거대종양 등 부인종양 치료에 단일공 복강경수술법을 적용해왔다. 손 원장은 “기존 수술법은 복수 아래를 절개한 뒤 근종을 제거한 만큼 회복이 느리고 통증이 심한데다가 수술 후 흉터가 크게 남는 등 심미적인 측면에서도 만족도가 떨어졌다”며 “이를 개선한 복강경수술조차 복부에 1cm 가량의 구멍을 3~4개 뚫고 수술해야 했기 때문에 흉터 문제는 남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단일공 복강경수술은 배꼽 한 곳에만 0.3∼4㎝ 정도로 최소절개해 이 부위를 통해 복강경 카메라와 수술기구를 동시에 투입해 근종을 제거, 흉터 우려를 덜고 회복기간을 크게 줄였다.일반 복강경 수술에 비하면 흉터가 거의 없고 회복 속도도 더 빠르지만 배꼽을 통한 세밀한 시술이 요구되는 고난도 수술법인 만큼 임상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를 찾아야 안전하고 만족스러운 시술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대전 더블유여성병원은 자궁근종뿐만 아니라 자궁선근증, 자궁내막증, 난소낭종, 난소기형종 등 물혹, 복강 내 유착 및 염증질환, 불임 관련 질환 등 부인과 수술에 단일공 복강경수술을 적용하고 있다.
대전W여성병원은 최신 단일공복강경 장비 도입을 통해 연간 300∼400건 이상의 복강경수술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대전 충남 지역에서 가장 많은 3000여건의 단일공 복강경 수술을 시행해왔다.
손성경 원장은 “자궁근종은 40~50대 갱년기에 가장 많이 나타나지만 최근에는 불규칙적인 식생활, 스트레스, 체중증가 등으로 미혼 젊은 여성에서도 발병률이 급증한다”라며 “이렇다보니 자궁보존적 치료 수요가 높아지며 단일공 복강경 수술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혼여성이라도 적어도 1년에 한번은 자궁근종 전문 산부인과, 여성병원에서 정기검진을 꾸준히 받는 게 자궁건강을 지키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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