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최근 우리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완화적 통화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고 금통위원은 31일 한국은행 본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실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낮은 상황이 이어져 왔으며 최근까지도 마이너스 GDP갭이 존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GDP갭은 실제GDP와 잠재GDP의 차이를 잠재GDP로 나눈 것으로 플러스를 나타내면 호황을, 마이너스를 나타내면 불황을 나타낸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00년대 초반 5%대 수준에서 줄곧 하락하며 2015년에는 3%대 초반까지, 최근에는 2%대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많다.
고 금통위원은 "세계경제 회복에 따른 수출호조와 설비투자 증가세는 다행스러운 변화지만 아직까지 소비가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고 있어 내수회복세가 견고하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고 금통위원은 "연초부터 유가상승 등으로 소비자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연중으로는 물가안정목표치인 2%를 기조적으로 상회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지속해 나가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고 금통위원은 최근 기업구조조정 국면에서도 경기 보완을 위한 완화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근 통화정책 자체의 유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고 위원은 "선진국도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크게 2가지 방향의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통화정책의 유효성이 저하되는 원인을 분석하는 것에 더해 금융중개지원대출 등 금리정책 외 수단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 금통위원은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실무적으로 구체적인 (금융중개지원대출제도) 개편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해 1분기 기준 1360조원(가계신용 기준)에 이르는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관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고 금통위원은 "가계부채에 대한 대응은 크게 두 가지 생각을 한다. 가계부채 규모 자체를 줄여나가기는 어렵기 때문에 가계부채와 그 가계의 가처분소득의 비율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이야기다.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서는 상환능력에 대한 심사 강화 같은 것들이 필요할 것이고, 가처분소득을 늘려야 한다. 가계소득을 늘리는 바안에 대해서도 많은 검토가 있어야 한다"며 "또 중요한 것은 취약계층의 문제를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다"라고 말했다.
그는 가계부채 문제와 금리정책의 관계에 대해 "가계의 부담 측면에서 보면 금리인상이 부담이 될 수 있고, 금리인하는 가계부채를 늘리는 상황이 될 수 있다. 도 금리를 인상하면 가처분소득 증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복합적으로 생각해 판단해야 한다. 또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 부동산시장 동향을 잘 보고 판단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고 금통위원은 금융안정관리 방법에 대해 "일차적으로 정부에서 거시건전성 정책수단으로 대응하지만 금융불균형 누적 억제를 위해서는 통화신용정책과 거시건전성정책이 조화롭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당면한 금융안정 이슈로는 가계부채 문제에 더해 미국 금리인상에 다른 자본유출 가능성을 꼽았다.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사진/뉴시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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