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계소득 관련 지표가 악화되는 가운데 로봇 등 기술발전에 의한 일자리 대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가계경제가 한계에 부딪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1일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주요국 가계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주요국에서 가계는 소득, 일자리, 자산여건 등이 전반적으로 악화된 가운데 사회안전망도 재정악화 등으로 충분히 제공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향후 가계경제의 개선 여부가 불확실한 가운데 가계경제의 위축은 경제성장 및 금융안정 기반의 약화와 정치적 불안정도 야기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우선 2008년 금융위기 이전(2000~2007년) 가계경제 지표를 보면 가계부채는 71.9, 노동소득분배율은 53.4, 실업률은 7.1, 사회안전망(적극적 노동시장 지출)은 0.48로 나타난다. 금융위기 이후(2010~2015) 이 지표는 각각 76.4, 52.6, 8.4, 0.51로 사회안전망 지표를 제외하고 모두 악화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노동소득분배율 하락의 원인으로 기술발전과 세계화를 꼽았다. IT 기술발전, 자동화로 투자재 가격이 낮아져 노동을 자본으로 대체하는 효과가 발생했고, 해외생산과 세계화 확산에 따른 국내 경제 격화로 노동조합의 협상력이 약화된 것으로 분석했다.
가계경제의 근간이 되는 일자리 역시 실업률이 하락하는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의 회복은 이루지 못 한 상태다.
보고서는 "가계 구성을 시작하는 청년의 실업률이 전체의 2배 정도 높은 가운데 고용률도 크게 낮아져 미래의 글로벌 가계 경제도 어려울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시간제 일자리 비중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상승하는 등 가계의 적정 소득을 제공해줄 수 있는 고용의 질도 악화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GDP 대비 공적부조 지출 비중은 2000~2007년 평균 0.456%에서 2010~2013년 평균 0.511%로 소폭 증가했지만, 실업자 문제 등에 대응하기 위한 GDP 대비 적극적 노동시장 지출 비중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반짝 증가했으나 2011년을 기점으로 다시 둔화되는 모습이다.
가계소득과 관련한 지표가 전반적으로 악화되는 가운데 가계경제의 근간이 되는 일자리 여건은 로봇 등 기술발전으로 여건이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2015년 보스턴컨설팅그룹이 내놓은 '로봇에 의한 노동력 대체폭' 자료를 보면 2025년 로봇기술로의 대체 등으로 전세계 노동력에 지불하는 대가(인건비 기준)는16% 감소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한국은 제조업 비중이 높아 인건비 감소폭이 전세계 평균의 2배인 33%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가계경제의 근간이 되는 일자리가 자동화, 기계화 등으로 증가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정부부채 증가 등으로 가계에 충분한 사회안전망을 제공하기에도 한계가 있다"며 "향후 가계경제의 개선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내다봤다.
이어 "가계경제의 불안은 경제성장 및 금융안정 기반의 약화와 함께 정치적 불안정도 야기할 우려가 있어 주요국의 가계경제 회복을 위한 최저임금 인상, 저소득층 감세, 고용의 질 개선, 사회보험 수혜자격·수급액 확대 등 다양한 정책적 노력의 효과를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차원의 가계경제 추이. 자료/한국은행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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