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한국은행이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이번 달 기준금리를 연1.25%로 동결했다. 지난해 6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7개월 연속 동결이다.
금통위가 이번 달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한 것은 무엇보다 이주열 한은 총재 스스로가 규정했듯 국내외 경제상황을 예측할 수 없는 '초불확실성'의 시기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가, 보다 확장적인 재정정책의 필요성을 지적하고 나섰던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12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저성장 기조 하에서 경제심리 위축 등으로 내수가 부진해질 것으로 우려될 때는 재정정책의 확장적 운용이 무엇보다 긴요하고 바람직하다"며 "내수 진작 차원에서 통화정책 기조를 완화하는 방안도 요구될 수 있겠지만 자본유출 압력 상승, 가계부채 확대 등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증대를 초래할 수 있음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부는 내수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1분기 동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때보다 높은 수준의 예산 조기 집행률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오는 20일 취임을 앞두고 가진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확대된 점도 금통위가 통화정책의 방향에 변화를 주기 어려운 이유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최근 실시한 채권시장 전문가 200명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전원이 1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지난해 6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6차례 이어진 기준금리 동결 결정의 주요한 배경으로 작용했던 가계부채 급증 문제는 다소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은행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3조5000억원으로 11월 증가규모인 8조8000억원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미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상환부담 증가와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강화 방침이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가 시장의 예상과 일치하는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린 가운데 오늘 오후에 있을 한국은행의 경제전망 발표에 시장의 눈길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2.8%로 예측했지만 이후 이어진 국내 정치적 불안 등에 따라 경기하방압력이 증대되고 있어 전망치를 하향할 뜻을 비춰왔다. 정부 역시 올해 성장률 전망을 기존 3.0%에서 2.6%로 낮춰 잡은 바 있다.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 사진/뉴시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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