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간판' 기보배는 웃고 김우진은 울었다
기보배, 때 아닌 욕설 논란에도 16강 안착
김우진, 단체·개인 예선 때와 달리 '실수 연발'
입력 : 2016-08-10 09:19:57 수정 : 2016-08-10 09:19:57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한국 양궁의 간판스타이자 두 번째 올림픽에 참가 중인 기보배와 김우진의 향방이 엇갈렸다. 기보배는 욕설 논란에도 불구하고 16강에 무난히 안착한 반면, 김우진은 32강전에서 의외의 덜미를 잡히며 올림픽 2관왕의 꿈이 무산됐다.
 
기보배·김우진. 사진/뉴시스
 
기보배는 9(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64강과 32강전에서 가볍게 승리를 거두며 16강에 올랐다.
 
64강에서 케냐의 세자나 안와르를 만난 기보배는 세트 점수 7-1(26-24, 26-23, 26-26, 27-26)로 안와르를 제압한 뒤 32강에서는 우크라이나의 마르첸코 베로니카를 세트점수 6-2(29-27, 27-27, 29-29, 29-25)로 이겼다. 예선에서 3위를 차지한 기보배는 11일 오후 16강전에 나선다.
 
전날 단체전에서 9연패를 이룬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밝은 표정으로 나선 그는 큰 흔들림 없이 활시위를 당겼다. 기보배는 32강전을 마친 뒤 "문자가 200통은 넘게 와있더라""답을 하고 인터넷 기사를 보고 활을 닦았더니 새벽 1시가 넘었다"면서 웃었다.
 
그가 브라질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때 아닌 욕설 논란이 있었다. 배우 최여진의 어머니가 기보배의 식성을 트집 잡고 거친 욕을 하는 등 SNS에 몰상식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이후 최여진이 자필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여론은 올림픽에서 참가 중인 기보배가 심리적인 문제를 일으킬 우려를 만든 최여진의 어머니에 날선 시선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기보배는 "전혀 신경 쓰고 싶지 않다"며 "나한테 플러스가 되지 않는 것들은 손톱만큼도 신경 쓰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기보배는 이런 논란에도 흔들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였다.
 
여자 양궁의 에이스인 기보배가 순항한 가운데 남자 양궁의 주장 김우진은 의외의 패배로 충격을 안겼다. 개인전 금메달을 향해 자신 있게 나섰던 그는 16강 진출에 실패하며 조기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세계 신기록을 작성했던 예선전과 금메달을 딴 단체전서 보여준 모습과 너무 달랐다.  2012 런던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4위로 탈락한 아쉬움을 딛고 담금질을 했던 터라 안타까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김우진은 이날 남자 개인전 32강전서 인도네시아 리아우 에가 아가사에게 세트스코어 2-6(29-27, 27-28, 24-27, 27-28)로 패했다.
 
32강전에서 첫 세트를 잘 따낸 김우진은 두 번째 세트부터 급격히 흔들렸다. 2세트 두 번째 발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7점을 쏘기도 했다. 다음 시도에서 10점을 맞히면서 실수로 예상됐지만, 3세트 세 차례 모두 8점으로 마쳤다. 1세트서 29점을 기록했던 것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되지 않는 결과였다. 2세트의 실수가 심적으로 크게 흔들린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김우진은 단체전과 개인 예선에서 막강한 모습을 보였다. 단체전과 예선전에서는 단 한 번도 9점 이하의 점수를 맞추지 않았다. 단체전에서 첫 주자로 나온 그는 9점과 10점을 맞히며 뒷 주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주장다운 면모를 보였다. 이런 활약 덕분에 남자 양궁 대표팀은 전 경기 6-0 세트 스코어로 금메달을 목에 거는데 성공했다. 또 세계 기록을 세웠던 개인 예선전에서는 72을 쏴 700점을 획득하는 위용을 보였다. 경기가 끝난 뒤 김우진은 "환경을 탓하고 싶지 않다. 내가 부족했던 것 같다"며 눈물을 흘렸다.
 
박채순 남자 대표팀 감독은 "2세트 7점은 왜 그랬는지 이해가 가지만 3세트에 8점이 연달아 나온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우진이 비록 탈락했지만, 남자 개인전 금메달의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팀의 막내 이승윤은 9일 오후 964강전에 나서며 11일에는 구본찬이 64강전에 나선다. 남자 양궁 문형철 총감독은 "단체전 금메달 이후 다 잊자고 했지만 들뜬 마음을 그렇게 빨리 잡기란 쉽지 않다. 우진이의 탈락은 팀을 위해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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